[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단독] 국립중앙의료원 정기현 원장이 코로나19 중환자 치료를 위해 마련된 모듈병원에서 술자리를 가진 것으로 뒤늦게 파악됐다.
해당 건물에는 다수의 코로나19 중환자가 입원 치료 중이었고, 술자리가 벌어진 당시에는 3차 대유행이 우려됐던 만큼 파장이 예상된다.
특히 전국 코로나19 치료의 중추 역할을 담당하는 국가 중앙감염병전문병원 수장이 심각한 감염병 사태에서, 그것도 중증환자가 치료 중인 건물에서, 늦은 시간까지 술을 마신 것은 적절치 못한 처신이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5일 데일리메디 취재결과, 정기현 원장은 지난해 12월 8일 모듈병원 건물 3층에서 병원 관계자들과 술을 마셨다. 50억원이 투입된 모듈병원은 코로나19 중증환자 치료를 위해 마련된 곳으로 3층으로 설립됐다.
1층은 코로나19 중환자실 12병상, 2층은 준중환자실 18병상, 3층은 사무실 공간이다. 정기현 원장과 일행들은 모듈병원 내 의료진 등을 위한 사무실 공간에서 술을 마셨다.
문제는 ‘시간’과 ‘장소’다. 정 원장 일행이 술을 마신 지난해 12월 8일은 신규 확진자 급증에 따라 수도권 거리두기 2.5단계 격상이 적용된 ‘첫날’이었다.
방역당국은 3차 대유행 우려에 따라 국민들에게 외출·모임과 다중이용시설 이용 자제를 요구했다. 당시에는 5인 이상 집합금지가 시작되기 전이었다.
정세균 前 국무총리는 당시 “이번 유행은 일상생활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어 검사와 격리를 통한 선제적 차단도 쉽지 않다”며 “특히 서울을 중심으로 수도권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이어 "중증환자 급증으로 병상부족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다. 수도권에서 즉시 사용 가능한 중환자 병상이 20여 개에 불과하다”며 심각성을 전했었다.
장소도 문제였다. 정기현 원장 일행이 술을 마신 당일 모듈병원 1·2층에는 총 28명의 코로나19 중증환자가 입원해 있었다. 환자를 치료 중인 건물에서 음주를 했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정기현 원장은 음주 사실은 인정했다.
그는 "와인을 조금씩 따른 것은 맞지만 술판을 벌인 상황은 아니었다. 감염내과 의사가 새롭게 입사해서 그랬던 것 같다. 엄숙한 자리였으며 난장판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메디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