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 환자안전과 의료의 질 향상을 위해 도입된 의료기관 인증제도가
10년을 넘기면서 곳곳에서 개선 필요성이 제기되는 모습이다
.
‘자율인증’이라는 도입 취지가 무색하게 ‘의무인증’화 되고 있는 상황은 물론 어렵사리 인증을 받더라도 그에 따른 보상기전이 없다는 부분이 불만을 키우고 있다.
대한병원협회는 최근 병원평가위원회 첫 회의를 열고 인증제도 개선 관련 사항을 논의했다. 인증기준 개정은 물론 제도 운영상의 불합리한 부분들이 다뤄졌다.
위원회는 이 자리에서 논의된 인증제도 관련 개선 의견을 모아 보건복지부, 의료기관평가인증원 등에 제출했다.
우선 코로나19 등 국가 재난상황 발생시 현장조사를 서류조사로 대체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조사일정 통보를 조사 3일 전에서 7일 전으로 변경을 요청키로 했다.
1년치 자료를 준비하기에 시간이 촉박하고, 토, 일, 공휴일 직후 조사일인 병원의 경우 준비시간이 사실상 없다는 지적이 반영된 의견이다.
조사위원에 대한 불만도 많았다. 해당 분야 전문가가 아닌 경우 불필요한 자료를 요청하거나 실무와 다소 거리가 있는 평을 하는 탓에 고충이 크다는 불만이었다.
때문에 병원들은 표준지침서 내 조사방법을 충분히 숙지할 수 있도록 조사위원들의 교육을 보다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뿐만 아니라 조사과정에서 조사위원과 의료기관 간 의견 차이가 있는 경우 의료기관이 관련 내용에 대해 충분히 설명할 수 있는 절차를 마련해 줄 것을 주문했다.
인증 심의 후에나 이의신청이 가능한 현행 규정상 의료기관의 이의신청이 수용되기 어려운 만큼 조사 직후 수검결과를 공유하는 기전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증기준에 대한 개선안도 제시했다. 일단 인증기준 충족을 위한 준비기간을 감안해 최소 1년 전에는 다음 주기 인증기준을 공개해야 한다 게 병원계의 입장이다.
특히 의료법이나 급여기준 보다 강화된 인력기준은 의료현장의 인력수급 문제를 유발시키는 만큼 현행법 수준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실례로 100병상 이상 의료기관의 환자안전 전담자 배치기준은 1명 이상이지만 인증기준은 2명 이상일 때 ‘상’으로 판정, ‘중’으로 판정받을 경우 ‘즉시 개선’에 해당해 불이익을 받는 구조다.
일선 병원들이 가장 불만이 큰 부분은 인센티브다. 의료기관의 자발적 인증 참여를 위해서는 재정 지원 방안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인증과 연계한 인센티브 방식은 인증 획득에 따른 수가 가산 등의 보상방안이 적절하다는 게 병원들의 공통된 주장이다.
이를 위해 병협 병원평가위원회는 ‘의료기관 인증 인센티브 개발 연구’를 만장일치로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병협 관계자는
“인증 병원에 대한 전담인력
, 보상 등 적정 재정 지원 방안 마련을 위해 소요비용 규모 조사 및 추계 연구가 필요하다
”고 말했다
.
한편, 의료기관 인증제는 자율인증이 원칙이지만 요양병원과 정신병원은 의무적으로 인증을 받아야 한다.
뿐만 아니라 상급종합병원, 전문병원, 수련병원 등도 인증 여부가 지정기준에 포함돼 있어 사실상 의무화 돼 있는 상황이다.
2021년 5월 현재 의료기관평가인증을 받은 병원은 총 2000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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