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신지호 기자] 모더나와 노바백스 사 백신 국내 공급 일정이 깜깜하다. 모더나와 노바백스 백신은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서 챙긴 백신이라는 점에서 기대감이 높았다.
정부가 계약한 9900만명 백신 중 모더나와 노바백스 백신은 각각 2000만명 분씩 4000만명분을 차지해 절반 가까운 물량을 차지한다.
문 대통령은 금년 4월 27일 노바백스의 스탠리 어크 최고경영자(CEO)를 만난 자리에서 "한국 국민들은 노바백스 백신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한국 뿐 아니라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CEO와 만나 올해 하반기까지 공급하기로 계약한 물량인 2000만 명분 가운데 1000만 명분을 3분기 안에 들여오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만남이 있은 후 보름도 안돼 노바백스 공급 속도가 늦어질 것으로 나타났다.
10일(현지 시각) 노바백스는 "코로나19 백신 공급 속도가 늦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백신 승인 일정을 미뤘고 공급 속도가 지연될 수 밖에 없게 된 것이다.
노바백스는 당초 이달 중 미 식품의약국(FDA) 긴급사용승인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승인 신청 자체를 6월 이후로 수정했다.
통상 1~2개월 소요되는 FDA 심사와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심사 기간을 고려한다면 유통은 9월 이후로 밀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노바백스는 공급 속도도 늦췄다. "올해 3분기부터 매달 1억5000회분을 생산하기로 했는데 백신 원료와 자재를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어 4분기는 돼야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밝혔다.
노바백스는 해외에서도 아직 승인이 안된 백신이라는 점에서 승인부터 공급까지 국내에서 유통되기 위한 변수가 많다치더라도 모더나 백신 공급 일정은 더 깜깜하다.
미국와 영국 등 선진국가에서는 이미 모더나 백신 접종에 한창이다. 하지만 국내로의 백신 공급이 지연되고 있는 것이다. 대통령까지 나섰지만 아무런 성과가 없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문 대통령은 스텐판 반셀 모더나 CEO와 통화를 통해 "모더나가 올해 2분기부터 (백신) 2000만명 분량을 공급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홍남기 국무총리 직무대행은 지난달 20일 오후 국회 대정부질문에 출석해 '문재인 대통령이 연말에 화상통화를 해서 확보했다던 백신 2000만명분은 어디에 있나'라는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모더나는 상당 부분이 상반기에는 물량이 들어올 수 없는 상황이었고 하반기에 들어오도록 돼 있다"고 말했다.
홍 직무대행은 이날 “제가 밝혀도 되는지 모르겠는데"라고 시작하면서 “하반기에 들어오도록 돼 있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해 공급 지연을 공식화했다.
이에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은 “그럼 2분기부터 청와대가 모더나 백신 2,000만 명분을 확보한다고 한 것은 거짓이냐”며 “2분기부터라고 하는데 왜 아직 안 들어오나. 계약서를 보여주면 끝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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