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 정부와 대한의사협회가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이필수 집행부가 전임 최대집 집행부와 달리 보건의료발전협의체(보발협)에 참여하며 대화 물꼬를 텄으나, 보발협 논의 안건에 따라 관계 악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는 다수 직역이 얽힌 문제라면 보발협에서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 중이고, 의협은 의정협의체에서 논의해야 할 안건이 보발협에 상정돼서는 안 된다고 맞서고 있다.
이필수 회장은 지난 12일 열린 보발협 제12차 회의에 참석했다. 최대집 前 회장이 해당 회의를 보이콧한 것과는 달리 ‘대화 채널’을 열어 놓는다는 차원에서 전격 결정됐다.
보발협 참여 부담도 없었다. 회의에서는 비급여 보고의무 시행계획안, 대체조체 관련 약사법 개정안, 간호법 제정안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는데, 해당 안건들은 의협이 의정협의체에서 논의하고자 하는 사안이 아니다.
지난해 9월 4일 의정합의에서 정부여당과 의협은 의사인력 확대,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지역수가 등 지역의료지원책 개발, 필수의료 육성 및 지원, 의료전달체계, 건정심 구조개선 등을 협의키로 했다.
의협은 이들 현안이 의정협의체에서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나아가 보발협에 해당 안건들이 상정될 경우 참여를 무를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정근 의협 상근부회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의정협의체는 전공의·의대생 등 희생을 통해 얻어낸 어려운 결정이었다”며 “특정 안건들은 의정협의체에서만 논의될 수 있지, 다른 곳에서 논의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지난달 14일 열린 보발협 제8차 실무회의에서 의료인력 중장기 수급추계 결과가 논의됐는데, 의사인력 확대가 안건이 될 수 없음을 명확히 한 것이다.
이와 관련, 복지부는 논의 안건에 대해서는 협의한다면서도 각 직역이 관계된 일들은 특정 협의체에서만 논의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의정관계가 이필수 집행부 출범 후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지만 한편으로는 위태롭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복지부 관계자는 “의료인력 확충 관점에서 보면 치과의사·한의사·약사 등도 있다. 기본적으로 의사인력에 대해서는 의사단체 뿐만 아니라 이용자 입장도 중요하다”며 “이용자 중심 협의체에서도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권덕철 장관이 지난달 2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와 인력지원법에 따른 인력정책심의위원회 등에서 의사인력 확대 논의를 같이 할 것”이라고 한 발언과 궤을 함께 하는 의미다.
아울러 복지부 관계자는 “여러 직역에 관련된 사안은 보발협에서 논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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