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임수민 기자] 국내 백신 접종이 한창 속도를 높이는 가운데 접종대상자와 나이 등 기본적인 인적 사항을 확인하지 않아 접종 간격을 지키지 않거나 하루에 두 번 접종하는 등 황당한 실수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어 논란이다.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추진단은 5월 18일 기준 화이자 백신의 경우 1차와 2차 접종 사이 간격을 지키지 않은 이른 접종이 2건, 중복접종이 3건이었으며 아스트라제네카는 이른 접종이 8건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19일 광주시에 등에 따르면 치매질환을 앓고 있는 80대 노인이 직원 부주의로 코로나19 백신을 하루에 두 차례 맞은 것으로 드러났다.
보건당국은 질병관리청에 해당 노인을 과용량 접종자로 보고하고 매뉴얼에 따라 7일간 이상 징후 등을 관찰했지만 이상 증세는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11일 부산 사하구의 한 병원 또한 정확한 신상정보를 확인하지 않아 노쇼 백신을 접종하기 위해 방문한 20대 남성에게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접종한 일이 뒤늦게 밝혀졌다.
코로나19 예방접종전문위원회는 희귀 질환인 혈전 등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로 30세 미만 연령층의 AZ 백신 접종을 제한하고 있다.
하지만 해당 병원은 A씨 나이 등 기본적인 인적 사항을 확인하지 않고 AZ 백신을 접종했다. A씨 접종 사실이 프로그램에 입력되지 않자 뒤늦게 A씨가 20대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 병원은 이 같은 사실을 보건소에 신고했다.
사하구보건소 관계자는 “해당 병원에서 노쇼 백신을 접종하는 과정에서 당연히 이루어져야 할 인적 사항 확인을 간과한 것 같다”면서 “A 씨는 백신 접종 후 이상 반응이 없으며,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병원과 보건당국이 A 씨의 상태를 자세히 관찰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 10일 세종시의 한 종합병원에서는 대상포진 접종 대상자에게 코로나19 백신인 아스트라제네카(AZ)를 접종하는 황당한 사고가 있었다.
대상포진 접종을 위해 병원을 방문한 A씨는 접종이 끝나고 경과를 관찰하던 중 간호사에게 “대상포진 주사가 아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잘못 놓았다”는 말을 들었다.
해당 병원은 약제를 투약하기 전 처방을 확인하고, 처방 내용을 환자에게 물어보는 절차를 거쳐야 했지만 이를 확인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건물 내에서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접종이 동시에 이뤄지면서 착오가 있었던 것이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피해가 발생한 것이 아니어서 의료법상 해당 병원에 대해 처벌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추진단 김기남 접종관리반장은 “예방접종센터나 위탁의료기관에서 대상자의 접종 시기를 사전에 철저히 확인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벌어진 일”이라며 “중복접종, 이른접종 사례는 이상반응 모니터링을 더욱 철저히 하고 각 지자체와 의료기관에 유사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당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백신 접종 실수 사례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꾸준히 들려오고 있다.
지난 4월 미국에서는 백신 접종을 허가받은 대형 약국체인이 상당수의 사람들에게 코로나19 백신이 아닌 식염수를 주사하는 일이 발생했다.
해당 약국은 당시 주사를 놓던 약사가 화이자 백신을 생리식염수에 섞는 것을 잊고 식염수만 주사했다고 실수를 시인하며 주사를 잘 못 맞은 사람들이 최대한 빨리 다시 접종받을 수 있도록 연락을 취했다.
최근 이탈리아에서도 간호사 실수로 23세 여성 환자에게 코로나19 화이자 백신의 6명 접종 양을 한꺼번에 과다 주입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간호사로부터 이를 보고받은 병원 측은 해당 여성을 곧바로 입원 시켜 부작용 발현 여부를 관찰했으며,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자 만 하루 만인 10일 일단 퇴원 조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