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신지호 기자]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우울증 환자가 늘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수면 아래에 있던 항우울증 치료제 처방권 논란이 재점화 되는 모습이다.
정신건강의학과에 국한된 처방권을 풀어야 한다는 목소리와 오남용 방지를 위해 현행 제도를 유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팽팽하게 맞서는 상황이다.
코로나 블루와 관련해 2020년 한국이 OECD 국가 중 우울증 유병률이 1위를 기록한 가운데 항우울증 약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차단제(SSRI)’ 처방 제한 규제가 폐지돼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대한신경과학회는 26일 한국의 우울중 유병률 1위 소식을 전하며 "안전한 SSRI 항우울제 처방 제한 규제가 하루 빨리 폐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회는 “코로나19 이후 세계 우울증 발생이 2배 이상 증가했고, 한국의 우울증 유병률은 36.8%로 세계 1위”라며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4명이 우울증 또는 우울감을 느낀다는 것은 충격적”이라고 평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세계에서 우울증 치료를 가장 받기 어려운 나라라는게 학회의 지적이다.
이러한 제제는 2002년 3월 정부가 고시한 안전한 SSRI 항우울제의 60일 처방 제한 규제 때문이다. 이로 인해 전체 의사의 96%에 해당하는 비정신건강의학과 의사들의 우울증치료제 처방이 금지됐다.
신경과학회는 “2002년 3월 비정신과 의사들은 안전한 SSRI 항우울제의 처방을 60일 이상 처방하지 못하게 제한했다”며 “항우울제 60일 처방 제한은 과학적, 의학적 근거가 전혀 없는 엉터리 규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우울증 환자들이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접근성이 갑자기 100%에서 4%로 줄었다”며 “우울증 유병률은 OECD 1위인데 우울증 치료 접근성은 세계 최저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학회가 세계 36개 국가들을 조사한 결과 비정신과 의사들에게 SSRI 항우울제 처방을 제한하는 나라는 없었다. 심지의 미국은 간호사도 SSRI 항우울제를 처방하고 있다고 학회는 전했다.
신경과학회는 “세계 각국은 모든 의사들에게 정신건강 유지와 정신 문제 치료를 독려하고 있는데 오직 한국만 대비를 안 하고 있다”고 힐난했다.
이어 “SSRI 항우울제 처방 제한을 시급히 폐지해 한국의 10만 명 의사들이 정신 문제를 조기에 치료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지난 1월에는 대한가정의학회가 SSR) 처방 60일 제한 해제를 촉구한 바 있다.
가정의학회는 “비정신과 의사의 항우울제 SSRI 60일 처방 제한 규제를 풀어 일차의료 의사들이 우울증을 적극 관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전세계 모든 의사가 안전하게 우울증 1차 치료제로 사용하고 있는 약물을 우리나라에서만 유일하게 제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증에서 중등도 우울증은 일차의료 의사가 적절한 약물치료를 통해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하고, 중증의 우울증은 정신건강 전문가에게 연결하는 게 효율적이라는 입장이다.
반면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들은 타과에서 우울증을 가볍게 여기는 행태를 경계했다.
대한정신건강의학회 임원은 “신경과는 감각을 전문적으로 본다면 정신과는 정서와 생각, 무의식 등을 전문으로 보는 진료과”라며 “SSRI 처방 제한은 같은 맥락”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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