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신지호 기자] 정규직 전환 조건을 둘러싼 경상국립대학교병원과 비정규직 용역근로자 노조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민노총 공공연대노조 경상국립대병원지회 소속 용역 노동자 120명이 지난 3일 파업과 단식투쟁에 돌입하고 27일 기자회견을 열어 강경 대응에 나섰다.
그러자 병원 역시 이날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고용 유지, 임금 상향 등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했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경상국립대병원이 기자회견을 개최하는 것은 이례적으로 지난 2016년 창원경상국립대병원 개원 후 처음이다.
민주노총 공공연대노동조합 경상국립대병원지회는 27일 11시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부와 노동부·정치권 등 각계각층에서 경상국립대병원의 정규직 전환에 대한 요구가 쏟아지자 병원장은 겉으로는 전향적인 안을 내겠다고 하면서 노사실무회의에서는 원안을 내놓는 등 거짓말로 일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지난 18일 노사실무협의에서 병원은 연봉 2600만 원 임금안을 제시한 바 있다"며 "병원장은 20일 교육부에 정년 문제와 관련해서 5년간 유예기간을 둔 단계적 정년 감축안을 제시하겠다고 보고했고 노동부 중재에서도 전향적 안을 제시하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전향적 안(案)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를 품고 노사 실무회의에 참석했으나 병원은 다시 원안을 들고 나오며 기대를 짓밟았다"고 밝혔다.
이러한 노조측 주장에 대해 경상국립대병원은 이날 정규직 전환 관련 처음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환자 안전을 최우선으로 노동조합과 열린 자세로 대화해 사태 수습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상대병원은 "이른 시일 내 파업을 종결하고 병원이 정상 운영될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병원 측은 노사 간 입장 차이를 보이는 임금, 정년 및 연금 제도에 대해 "정규직과 형평성을 저해하지 않으면서 고령자의 고용 안정과 실질적인 처우 개선 효과가 확인되는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했다"고 주장했다.
노동조합 측이 현재 임금을 웃도는 수준으로 처우 개선을 요구하고 있으며, 병원은 재정 건전성과 전환 비용이 정규직 직원의 임금 인상에 미치게 될 영향 등을 고려해 합리적인 임금 수준을 제안했다는 것이다.
노동조합 측이 요구하는 고령 친화 직종에 대한 만 65세 정년 적용에 대해서는 만 60세 정년퇴직 후 계약직으로 전환하는 방식을 제안하고 "이 조치로 고령자의 고용 안정을 도모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병원 측은 "협상은 실정에 맞도록 서로 타협점을 찾고 합의하는 과정이지 한쪽의 주장을 모조리 수용하는 게 아니다"며 "노동조합이 병원과 진정으로 협상할 의지가 있는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금 필요한 것은 파업을 통해 모든 요구사항을 관철하는 게 아니라 대화와 타협으로 난관을 슬기롭게 풀어나가는 것"이라며 파업을 중단하고 업무에 복귀해달라고 호소했다.
경상대병원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정규직 전환을 촉구하면서 지난 3일부터 파업 중이다.
현재 경상대병원에 근무하는 정규직 전환 대상은 392명이다. 이들은 시설·미화·환자 이송·보안·주차 관리 등 용역업체를 통해 6개월∼1년마다 재계약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다.
노조는 최저임금인 월 182만여원 기본급에 식대 등 수당 지급, 고령 친화 직종 정년 65세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병원 측은 수당 없이 기본급 182만여원과 정년 60세로 맞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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