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수술실 내부 CCTV 설치 근거를 담은 의료법 개정안 논의를 계기로 면허관리원 설립까지 내다보고 있다.
최대집 前 회장 시절인 올해 1월 20일 의협은 면허관리원 설립 추진을 공식화했는데, 인천 某척추병원 대리수술 논란을 계기로 해당 기구의 정당성을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국회 반응은 시큰둥한 상황이다.
의협은 지난 2일 오후 4시 용산임시회관에서 ‘의사 자율 정화 강화를 위한 대안 제시’ 회견을 열고, 대리수술·진료중 성범죄 등 대안 중 하나로 면허관리원 설립을 제안했다.
이필수 회장은 “면허관리원 문제는 심도있게 추진 중”이라며 설립 의지를 피력했다. 면허관리원은 의협이 의사들 징계권을 자체적으로 행사하겠다는 것인데, 이를 위해서는 의료법 개정이 선행돼야 한다.
그는 “정부-의협 간 신뢰관계 구축 후 추진돼야 할 일이고, 의정 대화와 설득을 통해 대한변호사협회처럼 강력한 제재조치를 취할 생각”이라고 부연했다.
이 같은 의협의 움직임이 처음은 아니다. 면허관리원 설립은 의협 숙원사업 중 하나였을 뿐만 아니라 이필수 현 회장이 꼽은 장기과제이기도 하다.
이 회장은 지난 4월 25일 정기대의원 총회에서 “의사면허의 자율적인 관리를 위해 독립적이고, 엄정한 전문기구로서 면허관리원 설립에 박차를 가해 왔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달 26일 열린 수술실 내부 CCTV 내용을 담은 의료법 개정안 공청회에서 대리수술 등 문제가 된 범죄의 대안으로 의협은 면허관리원 등을 제시했다.
김종민 의협 보험이사는 면허관리기능을 위한 면허관리원을 제1의 대안으로 꼽았고, 이외에도 중앙윤리위원회 기능 강화 및 전문가평가제 시범사업, 회원 기관에 대한 감독 및 적발 시 처벌 강화 등을 들었다.
전문가평가제, 회원 기관에 대한 감독 및 적발 시 처벌 강화 등은 면허관리원 설립을 위한 정지 작업 성격이 강하다.
국회 반응은 시큰둥했다. 제보 등을 기반으로 한 의협의 감시활동이 실효성이 있겠느냐는 취지였다.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공청회에서 “(인천척추전문병원 사례가) 내부자 제보에 의한 것이어서 자정노력이 가능하다는 취지의 발언인데, 뒤집으면 제보가 아니면 적발 불가능하다는 것 아닌가”라며 “수술실 내 모든 구성원이 상호 감시자라는 주장은 안이한 것 아니냐”고 질타했다.
한편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이달 열릴 임시국회에서 해당 의료법 개정안을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여당 관계자는 “공청회는 의견을 듣기만 하는 게 아니라 향후 법안심사에서 참고하고 반영하겠다는 것”이라며 “6월 임시국회에서는 당연히 안건으로 올려 심사를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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