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 우려가 현실이 됐다. 정부가 코로나19 백신 접종 관련 지침을 변경하면서 일차 의료기관에서는 전화 폭주 및 방문자 급증 등으로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라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일차 의료기관은 행정인력을 별도로 배치하지 못하고 있는 만큼 방역당국의 간단한 지침 변경에도 큰 부담을 떠안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경기도 용인시의사회에 따르면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의 잦은 지침 변경으로 백신 접종기관인 지역 소재 모 내과의원은 홍역을 앓았다.
담당 간호사가 네이버·카카오 등 SNS에 잔여백신을 등록했는데, 이와 동시에 전화가 폭주한 것이다. 수 십 통의 문의전화로 업무가 마비지경에 이르렀다.
나아가 통화 연결이 어려운 접종 희망자들이 병원으로 몰려들며 이를 응대하는 접수 직원과 간호인력 등은 여러 항의에 시달려야 했다.
지난 3개월 동안 약 600만명에 대한 접종이 있었는데, 이중 불과 10여 일 만에 시행된 접종 인원만 약 400만명이다. 일차 의료기관 업무가 과중해질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용인시의사회 이동훈 회장은 “일차 의료기관은 낮은 의료비용으로 행정인력을 별도로 확보하지 못하고, 간호진이 행정업무까지 병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이어 “방역당국의 간단한 지침 변경은 작은 규모의 의료기관에는 폭풍과 같은 바람으로 느껴질 수 있다. 지침을 만들기 전 일선 의료기관을 찾아 현장과 소통해 달라”고 덧붙였다.
한편, 대한의사협회도 최근 코로나19 백신 접종 사전 예약 방식을 전화 예약에서 SNS로 일원화한 것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여기에는 일차 의료기관이 겪을 혼란에 대한 걱정도 담겼다.
의협은 “SNS만을 통한 예약 방식은 오후 4~5시께 신청된 사람에게만 통보가 이뤄지는데, 이를 받지 못한 환자들은 예약확인을 위해 의료기관으로 전화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의료기관 혼란과 국민 불편을 초래할 수 있는 코로나19 백신접종 사전 예약 방식 변경, 즉 SNS만을 통한 예약 일원화는 매우 신중하게 추진돼야 한다”며 “합리적 대안이 마련되기 전까지 보류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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