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유휴간호사 등 간호인력을 대상으로 교육·훈련을 실시하고, 취업 연계를 지원하는 ‘간호인력 취업지원 사업’의 중요성이 점점 부각되고 있다.
아직 일선 지방 중소병원 간호인력 부족현상을 해소할 정도의 성과로는 이어지지 않고 있지만 단순한 취업 연계를 넘어 다양한 방면에서 그 가능성을 입증하고 있다는 평가다.
대한병원협회가 보건복지부로부터 위탁 운영 중인 간호인력취업지원추진단 행보에 특히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난 2017년 첫 위탁 이후 5년 차에 접어드는 추진단은 그동안 병원 대상 컨설팅 및 인권침해 예방 매뉴얼 제작, 권역별 설명회 등 다채로운 사업을 통해 간호사 근무환경 개선에 일조했다.
대한간호협회 등이 간호사를 대상으로 직접적인 교육과 훈련을 통해 취업을 도왔다면 대한병원협회 간호인력취업지원추진단은 전반적인 업무환경 개선에 초점을 맞췄다.
문제점 진단 후 해결책 제시
가장 대표적인 행보는 ‘간호사 근무환경 개선 컨설팅 사업’이다.
병동 근무환경 및 직무분석을 통한 인수인계, 교육체계 개선 및 교대근무제 다양화 방안 검토, 간호사 업무 부담 완화 및 직무효율화 방안 등을 제안하는 사업이다.
간호사 직급체계, 임금제도 및 복리후생제도, 채용경쟁력 강화방안 수립 등 병원 인사제도 개선 방안도 제시하는 만큼 병원들의 호응이 상당하다.
실제 ‘간호사 근무환경 개선 컨설팅 사업’에는 지난해까지 총 25개 병원이 참여했다.
올해는 대전보훈병원, 세종충남대학교병원, 서울바른척도병원, HJ매그놀리아국제병원 등 4개 병원을 대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앞서 컨설팅을 받았던 병원들은 병동 운영에 대한 전반적인 재정비는 물론 간호사 근무환경과 인사제도 개선 효과를 얻었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고경력 숙련간호사 위주의 탄력근무 인력이 많아 3교대 실시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전담인원을 줄이고 3교대 근무인력을 늘리는 방향으로 전환했다는 병원들도 있었다.
특히 컨설팅을 통해 간호사 근무제도 문제점을 인식하는 계기가 됐고, 불규칙한 근무환경 개선이 장기적인 과제임을 인지했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급변하는 제도 이해시킬 수 있도록 찾아가는 설명회 마련
매년 시행하는 ‘간호인력 근무환경 개선 설명회’ 역시 추진단의 주요한 활동 중 하나다.
2017년 첫 이탁 이후 매년 간호인력 관련 정부 정책 방향과 근무환경 개선 방안 및 사례를 소개하는 설명회를 매년 권역별로 개최했다.
서울, 대전, 대구, 부산, 광주 등 5개 권역을 돌면서 병원 경영진과 간호부서장, 인사부서장 등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하며 자율적인 간호인력 근무환경 개선 노력을 유도했다.
추진단은 간호인력 운영에 있어 직급‧직책 체계, 장기근속에 따른 적절 보상 부재 등이 간호사 장기근속을 저해시키는 원인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각 병원에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아울러 간호인력 운영체계 개선 사업으로 ‘인사관리체계 운영 현황조사 및 개선안’을 마련해 각 병원들의 간호사 장기근속 유도를 위한 방향성을 제시하기도 했다.
설명회에 대한 만족감도 높았다. 추진단이 권역별 설명회 참석자들을 대상으로 프로그램 및 행사 관련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5점 만점에 평균 3.7점을 기록했다.
가장 유용한 프로그램으로는 ‘정부의 간호인력 정책 방향’을 꼽았다. 특히 응답자의 77.2%는 설명회에서 들은 내용을 병원 현장에서 활용할 계획이 있다고 응답했다.
성희롱‧괴롭힘 등 인권침해 예방 및 대응체계 구축 노력
추진단은 간호사 근무환경 개선 노력을 넘어 의료기관 내 인권침해 예방 및 대응체계 구축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그 결과물이 2018년 처음 발간한 ‘의료기관 내 인권침해 예방 및 대응 매뉴얼’이다.
이 매뉴얼에는 병원에서 발생하고 있는 폭언, 폭행, 직장내 괴롭힘, 성희롱, 성폭력 등 인권침해 사례에 대한 현장 활용도 제고 및 관련 법 등이 수록돼 있다.
특히 ‘인권침해’에 대한 정의부터 유형별 판례와 인권위 결정례, Q&A 등 일선 병원들에게 실질적 도움이 될 만한 내용들로 구성했다.
올해에는 관련 법 개정사항 등을 반영한 개정판을 내놨다. 매뉴얼 책자는 전국 3400여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에 1만6000부가 배포됐다.
이와 함께 현장의 이해도 제고를 위한 교육 영상 제작도 마무리 단계에 있다.
대한병원협회 정영호 회장은 “만성화된 의료인력 수급문제 해결이 절실하다”며 “간호인력취업지원추진단이 간호인력난 해소에 일익을 담당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간호사 근무환경 개선을 위한 병원들의 노력과 함께 신규인력 공급 확대 등 제도적 뒷받침도 수반돼야 한다”며 “균형감 있는 해결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