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 질병관리청(질병청)이 최소잔여형(LDS) 주사기 구매를 수의계약 형태로 진행하면서 최대 ‘8배’가 넘는 가격을 지불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는 수의계약을 추진해야 할 ‘긴급성’이 존재하지 않았는데, 질병청이 공개입찰이 아닌 수의계약 방식으로 LDS주사기를 구매했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문재인 대통령이 해당 업체를 방문한 후 구매가 급하게 이뤄진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30일 서정숙 국민의힘 의원이 질병청 등으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상반기에 LDS주사기 업체 5곳과 수의계약을 체결했다. 수의계약 규모는 총 87억5000만원(4882만개)이다.
세부적으로는 풍림파마텍(1개당 단가 726원·계약일 5월14일), 두원메디텍·용창(98원·각 1월 26일 5월 31일), 신아양행(88원·1월 26일) 등이다.
문제는 풍림파마텍과 타 업체 주사기 간 가격 차이가 최대 8배나 난다는 것이다. 특히 일반주사기의 경우 공개입찰에 최대 15일이 소요되는데, LDS주사기를 공개입찰 했을 경우 2월 8일이면 구매계약이 완료됐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굳이 수의계약으로 진행할 필요가 있었느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시행령에 따르면 수의계약을 할 수 있는 경우는 경쟁에 부칠 여유가 없거나 경쟁에 부쳐서는 계약 목적을 달성하기 곤란할 때, 천재지변·감염병 예방 및 확산 방지 등으로 한정된다.
서 의원은 “두원·신아 제품보다 최대 8배 비싼 풍림파마텍의 제품을 5월에 추가 구매한 후 그보다 저렴한 용창 제품을 구매하는 등 가격 기준을 오락가락하게 구매한 것은 질병청이 국내 주사기 현황을 제대로 검토하지 않고 주먹구구로 구입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문 대통령의 풍림파마텍 방문이 수의계약에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월 풍림파마텍 군산 현장을 방문한 바 있는데, 질병청이 주사기 정보와 관련 식품의약품안전처 회신을 받기도 전에 수의계약으로 추가 구매했다는 것이다.
서 의원은 “풍림파마텍을 수의계약한 시점은 5월 14일까지 백신접종 상황과 6월 현재까지 접종 현황을 고려할 때 시급히 구매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대통령이 선택한 회사에 몰아주기 등과 관련해 국정조사 또는 검찰 수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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