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해외 중증환자들이 한국에서 기적적으로 건강을 되찾은 뒤 자신의 투병기를 나누며 전 세계 환자들에게 희망을 선사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은 병마와 싸우고 있는 환자와 보호자에게 희망을 전하기 위해 병을 극복한 환자들 이야기를 공유하는 ‘리얼스토리-희망을 나눕니다’ 캠페인을 지난 2013년부터 진행해왔다.
현재까지 23명의 완치자들이 본인의 투병기를 공개하며 행사에 동참했고, 최근 들어 해외 환자의 스토리 기부가 활발히 이어지고 있다.
선천성 심장병으로 생사 기로에 선 네팔 아기 쓰리전부터 말기 간경화로 치료 대신 요양병원을 안내 받은 칠레 알베르토씨, 악성 뇌종양 치료를 위해 한국을 찾은 몽골 소년 테무렌, 코로나19 후유증으로 폐기능을 상실해 의식 없이 고국으로 날아온 멕시코 교민까지 국적과 나이를 불문하고 모두 스토리 기부자로 나섰다.
시한부 선고 환아부터 말기 간경화 환자까지 다양한 사연
네팔 아기 쓰리전(Srijan/여·당시 생후 1개월)은 바로 치료하지 않으면 한 달 내 2명 중 1명이 사망한다는 대혈관 전위를 갖고 태어나 3일 시한부 선고를 받았다.
네팔로 의료봉사를 간 서울아산병원 의료진과 기적적으로 만나면서 2020년 1월 한국에서 긴급수술을 받고 새 생명을 얻었다.
6년을 기다린 첫 아이를 다시 품에 안은 쓰리전의 엄마는 같은 처지 아이들이 포기하지 않고 생명을 지킬 수 있길 바라는 마음에 캠페인에 참여 의사를 보였고, 쓰리전은 최연소 스토리 기부자로 기적을 알리고 있다.
토목기사로 일하며 가족을 돌봐온 칠레 60대 가장 알베르토씨(Alberto/남·62세)는 말기 간경화와 진행성 간암, 간 문맥과 담도 폐색을 진단 받아 삶을 정리할 수 있는 요양병원을 안내 받았다.
하지만 현지 의사가 전 세계 생체 간이식을 선도하는 서울아산병원에서의 치료를 마지막으로 제안했고, 알베르토씨는 한국으로 날아와 2019년 4월 두 딸의 간 기증으로 2대1 생체 간이식을 받고 새 삶을 살게 됐다.
알베르토씨의 리얼스토리 영상은 현재 유튜브에서 조회수 12만 회를 기록하며 동병상련의 처지에 놓인 전 세계 환자들에게 큰 감동을 주고 있다.
소아 악성 뇌종양인 뇌실막세포종으로 의식을 잃어가던 몽골 소년 테무렌(Temuulen/남·10세)은 수술이 가능한 병원을 찾아 작년 4월 코로나로 막힌 하늘 길을 뚫고 서울아산병원을 찾았다.
다행히 응급수술이 성공적으로 진행돼 종양 99%가 제거됐다. 나머지 1%도 방사선치료로 완전히 없애면서 잃었던 건강과 활기를 되찾을 수 있었다.
멕시코에서 코로나19 후유증으로 폐기능을 모두 상실해 생사의 갈림길에 놓였던 50대 교민 김충영씨(여·55세)는 작년 9월 서울아산병원으로 긴급 이송된 후 안전하게 폐이식 수술을 받아 기적적으로 건강을 회복했다.
최근 해외 환자의 스토리 기부 행렬이 이어지고 있는 배경에는 더 나은 의술을 찾아 서울아산병원을 방문하는 해외 환자가 늘고 있으며 완치까지 도달한 사례도 많아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코로나로 전 세계 의료계가 큰 타격을 입은 작년 한 해에도 1만 2천여 명의 외국인 환자가 서울아산병원에서 안전하게 치료를 받았다.
서울아산병원은 다양한 국적의 환자들이 일궈낸 완치 스토리가 많은 환자들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투병기를 영상과 판넬, 포스터로 제작해 병원 내부와 홈페이지, SNS 채널에 공개하고 있다.
특히 유튜브 영상의 경우 영어와 중국어, 러시아어, 아랍어, 몽골어 등 여러 언어의 자막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유튜브 채널의 해외 조회수는 작년 기준 500만 회에 달한다.
최기준 서울아산병원 커뮤니케이션실장은 “현재 병마와 힘겹게 싸우고 있는 전 세계 많은 환자들이 완치자들의 이야기를 통해 희망을 얻고 긍정적으로 치료에 임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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