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이슬비 기자] 지난달 금연치료보조제로 흔히 쓰이는 ‘바레니클린’ 성분에 대한 안전성 조사가 이뤄진 데 이어 본격적으로 해당 성분의 처방·사용 자제가 권고됐다.
해당 성분에서 발암 우려물질인 ‘니트로사민’이 검출될 가능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9일 “사전 예방 차원에서 본격 바레니클린 성분 처방·사용 자제를 권고한다”고 밝혔다. 식약처에 따르면 안전성 조사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이번 조치로 불순물시험 검사 결과 발표 전까지 의·약사 등 전문가는 바레니클린 성분이 함유된 완제의약품을 치료에 필요한 최소량만 사용하고 환자 상태를 고려해 다른 치료법을 고안해야 한다.
금연치료 중인 단기 복용자는 전문가로부터 치료 대안을 제공받기 전까지 해당 의약품의 복용을 중단하지 않아도 된다. 식약처는 “단기 복용자의 인체 위해 우려는 적다”면서도 “이미 처방 받은 환자도 건강 상 우려가 있을 경우 반드시 의·약사와 상담하라”고 당부했다.
바레니클린 성분은 뇌의 니코틴 수용체에 부분적으로 결합, 니코틴이 수용체에 결합되는 것을 방해해서 금단 증상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
이는 유해성분을 배제하고 니코틴을 공급하는 패치·껌·트로키 등의 금연 보조용 일반의약품과 달리, 중증흡연자의 치료용 전문의약품으로 흔히 처방·사용돼왔다.
그러나 최근 해외에서 관련 성분에 대한 대거 회수조치가 이뤄졌다. 지난 2일 미국식품의약국(FDA)은 화이자제약의 해당성분 함유 금연치료제 ‘챈틱스(유럽·아시아 유통명 챔픽스)’의 자발 회수 경보를 내렸다.
FDA는 “챈틱스에서 니트로사민계 불순물인 N-니트로소바레니클린이 허용 수치를 초과해 함유됐을 가능성이 있어 9개 제조번호가 ‘창고 레벨’로 회수됐다”고 밝혔다.
창고레벨은 유통되는 제품을 회수해 창고에 보관하는 조치다. 앞서 캐나다에서도 일부 챔픽스 제품 5개 제조번호에 대한 회수조치를 내린 사실이 지난달 2일 알려졌다.
“1일 섭취 한도를 넘어서는 니트로사민계 불순물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이 검출됐다”는 이유다. 이탈리아도 지난달 9일 일부 관련 제품을 회수했다.
이러한 움직임에 화이자제약은 지난달 24일 “바레니클린 복용에 따른 니트로사민계 불순물에 노출됐을 때 발생 가능한 위험은 매우 낮다”고 밝혔으나 선제적 조치로 추가 검사를 진행하고 전세계 유통을 자진 중단했다.
이에 한국화이자제약도 국내 챔픽스의 공급을 전면 중단한 상태다.
식약처 서한에 따르면 챔픽스를 포함해 국내 유통 중인 바레니클린 성분 금연치료제 중 33개사 68품목이 사용주의 권고 대상에 포함됐다.
이중 오는 8월 31일까지 시험을 완료하지 않은 제품은 판매가 잠정 중지된다.
한편, 2007년 출시된 챔픽스정은 2015년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실시한 금연치료지원사업 등과 맞물려 매출이 2014년 63억원에서 2017년 650억원으로 상승한 바 있다.
지난해 7월 19일 해당 약품의 특허가 만료됨에 따라 국내 제네릭(복제약)이 다수 유통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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