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신용수 기자] 코로나19 4차 대유행의 원인 중 하나로 자가진단키트의 ‘위음성’이 꼽히면서 진단키트주가 16일 일제히 폭락했다. 씨젠·휴마시스 등 대장급 주식들의 주가도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상장 버프’로 비교적 선방했다.
16일 의료계에 따르면, 최근 코로나19 확진자들의 역학조사 과정에서 환자들이 자가검사키트를 활용해 ‘음성’을 확인했다고 밝히는 경우가 늘었다. 자가조사키트 도입 당시 문제점으로 지목됐던 ‘위음성’ 문제가 터진 것이다.
위음성이란 말 그대로 가짜 음성으로 질병에 감염됐는데도 검사 상 음성으로 판별되는 경우를 말한다. 자가검사키트는 항체 기반 검사법으로 표준 진단법인 실시간유전자증폭(RT-PCR) 검사법 대비 위음성 확률이 높아 기존 검사법을 보조하는 수단으로만 사용 가능하다.
하지만 지금까지 상황을 보면 일부 확진자는 자가진단키트에서 음성이 나왔다는 명분으로 증상이 있거나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인지했는데도 검사를 받지 않고 일상생활을 유지한 것으로 보인다.
의료계는 "자가진단키트가 감염이 의심되는 이들에게 면죄부를 주면서 파악이 어려운 전파가 늘어났다"고 지적했다.
김탁 순천향대부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자가진단키트는 민감도도 낮은 데다 숙련자가 아닌 환자 본인이 직접 검체를 채취하는 만큼 정확도가 매우 낮을 수밖에 없다”며 “자가진단키트가 유행 억제에 도움을 주지는 못한다. 오히려 유증상자가 PCR검사를 회피하도록 만들어 방역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의료계를 중심으로 자가진단키트를 재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면서, 자가진단키트를 주력사업으로 하는 회사들의 주가는 영향을 받았다.
진단키트 전문기업 휴마시스의 코스닥 주가는 16일 2만400원에 거래를 마치면서 하루만에 2650원(-11.5%) 하락했다. 휴마시스는 자가진단키트 관련 기업 중 대장주로 분류된다.
휴마시스 외에도 자가진단키트 관련 주식들은 이날 급전직하를 면치 못했다.
엑세스바이오는 2만7200원으로 이날 하루만에 10.08% 급락했고, 수젠텍 2만3450원 (-7.13%), 진매트릭스 1만5000원(-7.12%), 팜젠사이언스 1만1950원(-4.4%), 앤디포스 1만1250원(-8.16%) 등으로 거래를 마치면서 하락세를 보였다.
심지어 자가진단키트가 아닌 PCR 검사키트를 주력으로 하는 씨젠마저도 진단키트 프레임에 발이 묶였다. 씨젠은 코로나19 PCR 진단키트를 주력으로 하는 기업으로 가장 먼저 코로나19 수혜를 받은 진단키트계 명실상부 대장주다.
씨젠 코스닥 주가는 이날 7만7200원을 기록하면서 장 마감했다. 전날보다 5400원(-6.54%) 하락한 수치다.
반면 이날 코스피 상장한 에스디바이오센서의 경우 공모가보다 높은 금액에 거래를 마치면서 선방했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16일 시초가 5만7000원보다 4000원(7.02%) 상승한 6만1000원에 마감했다. 공모가가 5만2000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다른 진단키트 관련주들이 하락한 것에 비하면 비교적 나은 성적표다.
하지만 주주들의 기대에 비하면 아쉬운 마무리였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상장 전 일반청약에서 경쟁률 약 274대1을 기록하고 증거금 31조9210억 원을 끌어모으면서 기대를 불러일으켰다. 이는 역대 5위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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