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제주대병원에서 출산 소식을 알린 강 씨는 올해 43세로, 체외 수정으로 얻은 아이를 임신한 지 6개월 차에 심정지로 쓰러졌다.
당시 목격자 신고로 119 구급대원이 신속히 현장에 도착했고, 제세동기를 이용한 전문소생술이 진행됐다. 응급실 도착 전 강 씨 심장은 자발순환회복(return of spontaneous circulation, ROSC)이 됐으나 심장기능은 정상 이하로 위험한 상태였다.
특히 부정맥이 계속 관찰돼 산모와 태아 생존을 확신할 수 없었다. 강 씨는 산부인과, 심장내과에서 지속적인 관찰과 치료를 실시하면서 점차 회복기를 보였으나, 자궁조기수축이 생기고 조기분만 우려가 있어 입·퇴원을 반복하며 수차례 위험을 넘기기도 했다.
이후 안정은 찾은 강 씨는 조심스럽게 만삭 출산을 계획했고 지난 6월 16일 산부인과 김리나 교수 집도 하에 2.55kg의 건강한 남아를 출산했다.
제주대병원 관계자는 "수술 당시 불안정한 혈압과 부정맥으로 위험한 순간이 있었으나, 모든 의료진이 밀착 감시하며 산모는 무사히 아이와 함께 퇴원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강 씨는 현재 산부인과와 심장내과 외래 진료를 정기적으로 받고 있으며, 심장질환 정밀한 검사와 치료를 시행하고 있다.
심장내과 부기영 교수는 "급성 심정지가 발생해 내원한 경우 초기 적절한 심폐 소생 과정 유무가 장기적인 환자 예후에 매우 중요한데, 상황이 좋지 않았다면 산모와 태아 모두 위험할 수 있었다"며 급박했던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다행히 심정지 후 심폐소생술이 바로 시행됐고, 119 도착 후 제세동 전기 충격이 적절히 시행돼 환자와 태아 상태가 무사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부 교수는 또 "강 씨의 경우 심장 기능이 저하돼 있고 심근병증이 의심되는 상황이라 언제든지 부정맥 및 심정지가 재발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며 "산모에게 약물 투여는 위험하기에 최소한 심정지 약물만 투약하면서 경과를 지켜봤고, 다행히 안전하게 출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금부터는 환자의 장기적인 심장 내과적 치료가 필요한 상태로 약물 치료 및 제세동기 삽입 치료 등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수술을 담당했던 산부인과 김리나 교수는 "임신 중 심정지는 매우 드물고, 예측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산모와 태아 생명에 직결되는 중요한 위험인자”라며 “심장질환은 임신 주수에 따라 처치 방법도 달라지기에 이를 숙지가 있어야 신속하고 적절한 판단으로 산모와 태아를 안전하게 지킬 수 있다"고 전했다.
김 교수는 이어 "모두가 긴장했던 순간 구급대원과 의료진이 한마음으로 각자 역할에 충실했고, 산모의 간절한 마음이 더해져 아름다운 성공을 이룰 수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