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구교윤 기자] 서울 某 대학병원에서 지도교수가 전공의에게 폭언과 함께 하루에 수차례 벽을 보고 손을 들게 하는 등 직장 내 괴롭힘을 한 것으로 알려져 적잖은 파문이 예상된다.
해당 교수는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업무 강도가 높은 의료환경과 환자를 위하는 측면에서 교육 목적으로 했다는 입장이다.
18일 SBS 보도에 따르면 피해 전공의는 "진료실에서 하루에 열 차례 이상 벽을 보고 손을 들고 있게 하는 체벌을 받았고, '너는 이제 필요 없다'는 식의 모멸감을 주는 발언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전공의는 또 "교수를 극진히 모시는 역할도 해왔다"고 털어놨다.
전공의는 "교수보다 먼저 엘리베이터를 잡지 못하면 면박을 주거나, 회식 때 교수 외투를 직접 입히고 벗겨 드리는 등 교수 눈치를 보고 행동을 취해야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당 교수에게 지도받은 다른 의사도 공개 장소에서 체벌을 당하거나 환자를 돌보는 일 외에 불필요한 업무도 해야 했다"고 토로했다.
특히 극심한 정신적 고통에 병원 일을 그만두려던 그는 대한전공의협의회 도움으로 병원 측에 해당 교수를 징계해달라는 진정을 냈다.
지도 교수는 "환자에게는 단 한 번의 기회다. 둘만 있는 공간에서 30초 미만으로 손을 들고, 모욕주려한 것은 아니"라면서 "전공의가 이런 실수를 하지 않도록 교육적인 차원에서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교육이라도 지나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의료환경이나 사제지간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성인인 전공의에게 손을 들고 있으라는 것은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병원 측은 진상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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