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신용수 기자] 박정현 인제대 부산백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가 당뇨병 치료제에서 심혈관계 질환 ‘게임체인저’로 자리매김한 두 약제의 효과를 평가했다. 박 교수에 따르면 숨은 1인치는 ‘투여 방법’ 차이에 있었다.
박 교수는 지난 18일 열린 대한임상순환기학회 온라인 심포지엄 가운데 ‘GLP-1 agonist or SGLT2 antagonist, which should be considered 1st for the heart?’(GLP-1 작용제와 SGLT2 억제제, 어느 약을 심장 치료에 1순위로 써야 하는가?) 세션의 발표를 진행했다.
박 교수는 이날 최근 심장 치료 분야에서 주목 받고 있는 두 약제 GLP-1RA(GLP-1 작용제)와 GSLT2i(SGLT2 억제제)에 대한 기전과 특성을 소개하고, 두 약의 효과 및 효용성을 평가했다.
박 교수에 따르면 두 약은 모두 당뇨병 치료제에서 출발했지만 지금은 당뇨병 단일 용도보다는 심장 질환을 비롯해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가 진행 중이다.
박 교수는 “GLP-1RA는 췌장에 작용해서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고 글루카곤 분비를 억제해 혈당을 유지한다”며 “처음에는 약효로 혈당 감소만을 기대했다. 그러나 현재는 혈당 감소뿐만 아니라 심장질환 치료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이어 “SGLT2i의 경우에도 처음에는 당뇨병 치료제로 연구가 이뤄졌으나 기대하지 않았던 심장보호 효과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박 교수에 따르면 두 약제는 심장 통증 등 주요 심혈관질환(MACE) 발생률을 10% 이상 줄여준다. 기존 심혈관계 질환(CVD) 병력이 있는 환자의 경우 특히 강하게 나타났다.
박 교수는 “일부 질환이나 증상에서는 두 약이 공통적으로 40% 가까운 효과를 보이기도 했다. 반면 다른 병에서는 큰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며 “뉴잉글랜드 저널에 실린 한 연구에 따르면 특히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을 30% 이상 줄여주는 효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두 약제가 증상별로 효과가 다른 경우가 있다. 둘 중 하나를 버리기는 어렵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효용성을 평가하는 데 숨은 1인치로 ‘복용 방법’이 있다고 알렸다. 상당수 환자가 주사에 대한 거부감이 있어 두 약의 효용성은 차이가 생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두 약은 증상에 따라 효능에 차이가 있다. 따라서 의사는 환자들 증상 및 상태에 따라 두 약제를 적절하게 처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약의 투여 방법도 생각 외로 환자들에게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라며 “SGLT2i는 경구형 복용제로, 주사제인 GLP-1RA와 달리 환자들의 거부감이 상대적으로 적었다”고 밝혔다.
이어 “실제로 이 포인트가 두 약에 대한 선호도 차이를 가르는 분기점이 되고 있다”며 “일반적으로 현장에서 SGLT2i를 GLP-1RA보다 선제적으로 사용하는 편이다. 실제로 GLP-1RA 처방 건수가 소폭 증가한 것과 달리, SGLT2i 처방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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