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 최근 급격히 늘어난 전동 킥보드 이용으로 안면 전체 부위 골절 등 부상자들이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보호장구 착용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강남세브란스병원은 김재영 구강악안면외과 교수[사진]팀이 2017년 1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전동 킥보드 사고에 의한 부상으로 병원 응급진료센터를 방문한 총 256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30일 밝혔다.
연구팀은 부상이 일어난 신체 부위(例 : 두개골, 두개안면 뼈, 치아, 연조직 등)와 부상 유형(例 : 골절, 열상, 찰과상, 타박상, 뇌진탕) 별로 환자군을 분류하고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 결과 총 256명의 환자 가운데 125명(48.8%)이 두개안면부 외상이 있음을 확인했다. 두개안면부 외상 종류별로는 피부가 찢어지는 열상(56명, 44.8%)이 흔했다. 그 뒤를 뇌진탕(49명, 39.2%)과 치아 손상(27명, 21.6%), 피부 벗겨짐(17명, 13.6%), 두개안면골절(16명, 12.8%)이 따랐다.
두개안면부 외상 환자군은 남성이 60.8%로 우세했으며, 20대가 전체 환자의 40.8%를 차지 자장 높은 비율을 기록했다.
전동 킥보드 탑승으로 두개안면부 또는 치아 외상을 입은 환자는 매년 증가 추세를 보였다. 2017년 12명에 불과하던 환자군은 2018년 16명, 2019년 61명, 2020년 36명(1분기만 측정)으로 우상향 증가 그래프를 기록했다.
월별 분석으로는 2018년 9월에 급격한 증가 추세를 보였다. 연구팀은 2018년 8월경부터 전동 킥보드 공유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점과 부상자 급증을 관계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치아 외상을 당한 총 27명의 환자에 가운데 15명이 복잡 치관 골절, 복잡 치관-치근 골절, 치아 탈구 및 치조골 골절과 같은 중증의 치아 외상증세를 보였다. 치아 외상 부위는 대부분 앞니(전치부)였고, 위턱(상악) 치아가 아래턱(하악) 치아보다 외상을 당한 빈도가 더 높았다.
김 교수는 “전동 킥보드는 바퀴가 작고 무게중심이 높게 설계돼 도로에 생긴 홈 등에 바퀴가 쉽게 빠지고, 급정거 상황이나 사람 또는 사물과 충돌했을 때 넘어질 가능성이 증가해서 쉽게 부상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전동 킥보드 사고로 두개안면부와 치아에 외상을 입은 환자의 비율(48.8%)은 해외 연구 결과들과 비슷했다”며 “사고가 일어나면 뇌진탕이나 두개안면부 또는 치아 외상 발생 가능성이 커짐을 알게 됐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머리 부위만 보호하는 헬멧이 아닌, 머리와 안면 전체를 보호하는 헬멧 착용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치아 외상학 분야 국제 학술지인 Dental Traumatology(IF 1.530)에 '전동 킥보드로 인한 두개 안면 및 치아 외상에 관한 연구' 제목으로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