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임수민 기자] “병상이 아닌 입원환자를 기준으로 하면 상급종합병원 대다수는 3등급, 종합병원은 2등급 이하 간호등급일 것이다. 의료법상 법정간호인력기준을 위반한 의료기관이 간호관리료차등제에 의해 인센티브가 부여되는 것이 공정하고 정의로운지 생각해봐야 한다.”
김원일 이화여대 임상바이오헬스대학원 교수가 최근 간병시민연대가 주최한 시민을 위한 보건의료 아카데미에서 ‘간병통합서비스와 간호등급제’에 대한 이해를 주제로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간호관리료 차등제는 간호사 확보와 간호서비스 질 향상을 위해 지난 1999년 11월 병상 수를 기준으로 간호사 확보 수준에 따라 입원료를 가산하는 정책이다.
기존에 간호관리료 차등제는 조건 충족 시 가산하는 항목만 있었는데, 더욱 효율적인 간호서비스 질 향상을 위해 지난 2007년 7등급을 신설하고 해당 의료기관의 입원료를 5% 감액하는 정책을 도입했다.
하지만 정책 시행 후 의료기관 반대 등에 부딪혀 서울 및 광역시 소재 의료기관은 5%를 유지하고, 의료 취약지는 감산 적용을 제외하고 기타 지역은 2% 감산으로 완화해서 운영되고 있다.
김 교수는 “지난 2020년 상반기 6개월간 간호관리료 가산금액은 3000억원이 넘는 반면, 감산은 61억원 수준에 불과하다”며 “가감산(3080억) 중 98%가 가산인데 간호관리료가 실효성 있게 운영되고 있는지 되짚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감산액이 대다수인 이유는 간호관리료 산정 기준이 의료법과 달리 환자 수가 아닌 병상 수이고, 간호관리료 감산정책은 가산 구간이 총 5개로 55%를 지급하는 반면, 감산 구간은 단 1개 뿐이고 감산액도 0~5% 수준이기 때문이다.
감산액이 너무 미미하자 지방 등 중소규모 병원들은 간호사 인건비를 줄이는 것이 입원료를 감산당하는 것보다 병원경영에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김 교수는 “입원환자를 기준으로 산정하면 상급종합병원 대다수는 3등급, 종합병원은 2등급 이하의 간호등급일 것”이라며 “의료법상 법정간호인력기준을 위반한 의료기관이 간호관리료차등제에 의해 인센티브가 부여되는 것이 공정하고 정의로운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지난 2018년 화재로 논란이 된 밀양세종병원은 의료법 기준 10% 간호사만 고용하고 운영했음에도 간호관리료 차등제에서 감산된 비중은 2%에 불과했다”며 “지방으로 갈수록 이러한 중소병원이 한두 곳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김 교수는 실효성 있는 간호 질 향상을 위해 요양병원에 적용하는 50% 감산정책을 급성기 의료기관에 확대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요양병원 입원료 차등제는 의료법과 동일한 간호인력기준을 적용한다. 또한 가산구간은 4구간으로 최대 60%를 지급하고, 감산구간 역시 3구간으로 50%를 감산한다.
김 교수는 “요양병원에 적용하는 50% 감산정책을 급성기 의료기관에 확대 적용하고 법정인력 위반 의료기관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며 “법정 인력 기준 위반 의료기관이 3년간 4800개소였음에도 행정처분이 이뤄진 곳은 197건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간호관리료는 간호인력 인건비의 50% 수준이어서, 간호사 추가 고용을 위한 유인책으로 작용하기 어렵다” 며 “의료기관이 적정수준의 간호인력을 확보할 수 있는 유인책을 제공하고 간호관리료는 국민들이 수준 높은 간호서비스를 제공바들 수 있는 안전장치로 작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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