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 한국의 문화적 특성을 고려한 한국인의 후각 기능 평가 검사가 개발됐다.
세브란스병원은 김창훈·조형주·윤주헌 이비인후과 교수와 용인세브란스병원 하종균 이비인후과 교수 연구팀이 한국인에게 익숙한 후각원을 도입한 한국형 후각검사법 YOF(YSK olfactory function) 테스트를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
후각은 일반적으로 정신물리학적 후각 검사법을 이용해 얼마나 희미한 냄새까지 맡을 수 있는지(역치), 서로 다른 냄새를 구별할 수 있는지(식별), 어떤 냄새인지(인지) 세 가지 측면을 분석한다. 후각을 평가할 때는 검사자가 냄새를 맡아 봤는지 경험 여부가 중요해 문화적 측면을 고려한 향료를 사용해야 한다.
연구팀은 한국의 문화적 특성을 반영, 검사자들에게 친숙하고 인체에 무해하며 정확한 후각 검사가 가능한 YOF 테스트를 개발했다.
YOF 테스트 인지검사는 문화적 친숙도와 케톤(ketone)이나 산(acid) 등 주요 화학적 작용기를 고려한 12개의 향으로 구성됐다. 복숭아, 스피아민트, 초콜릿, 나프탈렌 등 여러 문화권에서 맡을 수 있는 보편적인 8개의 향료과 한국인에게 문화적으로 친숙한 숯불고기와 누룽지, 홍삼, 한약 4개 향료로 구성했다.
연구팀은 역치검사에 화장품 원료로 사용되는 장미향의 PEA(2-Phenyl-ethyl alcohol)를 채택해서 향료 친화도를 높이고 안전성을 확보했다.
그동안 역치검사에 사용된 뷰탄올은 불쾌한 냄새와 함께 일정 농도 이상에서 신경독성을 가지고 있다. YOF 테스트의 진단적 유용성 검정을 위해 KVSS-II 검사와 비교한 결과, 동등한 효과를 보이는 것을 확인했다.
인지검사의 경우 YOF 테스트의 정확도가 더 높았다. KVSS-II 검사에서 일부 향에 대한 식별 비율은 70%에도 미치지 못했다. YOF 테스트는 정상후각군에서 평균적으로 각 문항들이 90% 이상의 높은 정답률을 보였다.
특히 후각이 상실됐을 때 YOF 테스트에서 후각상실을 측정하는 민감도는 79.8%, 후각상실이 아니라고 판별하는 특이도는 87.2%였으며, KVSS-II 민감도는 85.1%, 특이도는 81.4%로 특이도에서는 YOF 검사가 더 높았다.
김창훈 교수는 “YOF 테스트의 경우 특정 작용기에만 반응이 저하되는 것과 같은 후각 저하 양상의 세밀한 분류가 가능하다”며 “후각 저하 원인과 연관 짓는 연구에 이용할 수 있어 파킨슨이나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신경퇴행성 질환의 조기진단 등에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검사개발 연구결과는 대한이비인후과학회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CEO(Clinical and Experimental Otorhinolaryngology)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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