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의정연)이 3일 "국내 의료접근성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지난달 20일 발표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보건통계 2021’를 근거로 한 것인데, 보건복지부는 ‘국민건강 수준 및 보건의료 이용 수준은 높고, 보건의료 인력 규모는 작다’고 평가했다. 같은 자료를 두고 정부와 의료계 해석이 엇갈린 셈이다.
의정연은 이날 ‘국가가 말하지 않는 통계’를 배포하면서 “적은 보건의료 인력과 비용으로 국민들의 건강 수준을 최상위로 유지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결과”라고 진단했다.
의정연은 ‘낮은 회피 가능 사망률(AM)=높은 의료 효율성’이라며 의사 수가 많은 국가들보다 한국 AM 수치가 현저히 낮다고 봤다.
회피 가능 사망은 현 의료서비스 수준과 의료지식을 적용한 검진과 치료 등으로 피할 수 있는 사망을 뜻한다. 우리나라 회피 가능 사망률이 인구 10만명 당 144명(2018년 기준)으로, OECD 평균인 199.7명 낮다는 것이다. 특히 의사 수가 많은 미국·독일·프랑스 등 보다 현저히 낮다.
영아사망률, 심근경색·뇌졸중·위암 사망률 등 역시 OECD 평균보다 크게 밑돌아 낮은 의료비에도 세계 최고 수준 의료 지표를 유지한다고 주장했다. 우리나라 국민의 기대수명은 83.3년(2019년 기준)으로 OECD 평균인 81.0년보다 높고, 10년 전과 비교해도 3.3년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아사망률도 출생아 1000명 중 2.7명으로, OECD 평균인 4.2명 보다 낮다.
의료 질도 마찬가지다. 이와 관련된 지표는 일차의료와 급성기 의료·암 관리 등인데 우리나라는 만성폐쇄성 폐질환과 울혈성 심부전증, 고혈압 인구 10만명 당 입원환자가 OECD 평균보다 적었다.
심근경색 및 뇌졸중 사망률로 보는 급성기 의료도 심근경색 환자 100명 중 사망자는 8.9명이었고, 출혈성 뇌졸중 환자는 100명 중 15.4명 사망에 그쳤다. 각각 OECD 평균인 6.3명과 22.6명보다 나았다.
아울러 도농 간 의사 분포 차이도 인구 1000명당 0.6명으로, 0.1명인 일본에 이어 두 번째다. OECD 평균인 1.5명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으로, 농촌 지역 의사 분포가 상대적으로 높다는 뜻이다.
공공병상 비율은 9.7%로 OECD 평균인 72.2%에 비해 낮았으나, 이는 현대의학 정립 때부터 병상공급 인프라 구축에 대한 정부 기여도가 낮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우봉식 의정연 소장은 “정부가 OECD 보건지표 전반에 대해 팩트에 기반해 우리나라 보건의료 현 수준을 평가하고 정책에 활용할 필요가 있다”며 “공공병상이나 공공의대를 늘리는 것보다 인력·시설·비용 지원 등 의료전달체계를 확립하고 필수의료 보장성 강화를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메디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