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임수민 기자/
수첩] “소득 주도 성장을 위해 최저임금 대폭 인상이 필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당장 내년부터 최저 임금 두자릿수 인상이 필요합니다. 최저임금이 1만원에 이르기까지 인상 속도를 높이겠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시절부터 최저임금 두자릿수 인상을 강조하며 최저임금 1만원 시대를 예고했다. 하지만 임기 내 마지막인 2022년 최저임금이 9160원으로 확정되며 공약을 이루지는 못했다.
비록 공약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문재인 정권의 최저임금 인상률은 역대급이었다는 점에 이견은 없을 듯 싶다.
문재인 정권이 출범한 지난 2017년 당시 최저임금은 6470원이었다. 2022년 9160원까지 올라 무려 41.57%의 인상률을 기록했다.
더욱이 최저임금 인상률이 가장 높았던 2018년은 무려 16.4%에 달했던 반면, 과도한 인상에 대한 여론 비판과 코로나19 상황 등을 수용한 2021년 인상률은 1.5%로 일명 '널뛰기식 인상'이 전개됐다는 점이다.
박근혜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률을 꾸준히 7~8%로 유지했으며, 이명박 정부 또한 5~6% 선을 지켰다.
정부는 ‘노동자의 최소한 인간다운 삶을 보장한다’는 목표 아래 무리한 인상을 강행했지만, 이 같은 인상률은 오히려 개원가 원장과 직원 모두를 눈물짓게 했다.
2년째 지속되는 코로나19 장기화에 최저임금 부담까지 대폭 늘어난 개원가는 그야말로 ‘설상가상’이다.
개원가는 "적정 수가가 보장되지 않은 상황에서 지속적으로 인건비만 인상되니 현행 상태를 유지하다간 결국 의료 인프라가 파괴될 수밖에 없다"고 고충을 토로한다.
실제 경영난이 가중되자 인력을 줄이거나 임금 삭감, 직원들의 근무 형태 조절 등을 통해 부담을 줄이려는 개원가가 속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한간호조무사협회 관계자는 “협회 조사 결과 최저임금이 크게 오른 2018년 이후 10개 기관 중 2~3곳에서 임금 삭감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일자리가 줄어들자 간호조무사들의 불만도 증가할 수 밖에 없다. 최저임금 인상 이후 근무시간 조정을 포함해 교통비나 식대, 상여금 등 기존에 복리후생 개념으로 지급되던 제도가 모두 폐지되는 추세다. 상황이 이같자 간호조무사들은 "임금이 전에 비해 줄었다"며 고충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 2018년 간호조무사 490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윤소하 정의당 의원과 대한간호조무사협회 조사결과에 따르면 2018년 현재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월임금액이 인상된 경우는 고작 38.2%(1555명)에 불과했다.
반면 61.8%(2515명)은 동결 또는 인하된 것으로 나타났으며 오히려 임금이 삭감된 간호조무사도 20%나 됐다.
임금인상 억제 조치를 유형별로 보면 복리후생비, 각종 수당, 상여금 등 직접적인 임금 삭감이 46%였고, 휴게시간 증가 또는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임금 인상억제가 54%였다.
윤소하 의원은 “최저임금 인상 시행 이후 노동계에서 우려를 표한 각종 수당과 상여금 삭감 등 편법사례가 실제 사업장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것을 객관적인 결과로 보여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동자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고 근로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정책임에도 오히려 경영난을 더하고 일자리가 감소하는 결과를 낳아 노동자와 사용자 모두에게 독(毒)이 된 상황이 발생하는 등 안타까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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