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임수민 기자]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은 다발골수종 환자를 대상으로 세포치료제인 CAR-T 3상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환자는 지난달 CAR-T 세포치료를 받고 퇴원 후 경과를 관찰 중이다.
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은 국내 최다 조혈모세포이식치료 경험을 바탕으로 CAR-T 치료에서 수반할 수 있는 다양한 합병증에 대한 예방과 조절을 위해 프로토콜과 매뉴얼을 개발하고 혈액내과 민창기 교수를 중심으로 CAR-T 치료를 안전하게 제공하기 위해 다학제 의료팀을 구성했다고 10일 밝혔다.
다발골수종은 혈액 내 백혈구의 일종인 형질세포에서 발생하는 혈액암이다. 골수에 있는 형질세포는 백혈구의 한 종류인 림프구의 정상 분화과정을 거쳐 생성된다. 세균이나 바이러스와 싸울 수 있는 여러 면역단백을 생산하고 우리 몸을 감염에서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형질세포가 비정상적으로 분화 증식하면 다발골수종이 발생하는데, 이상혈청단백(M-단백)을 생산하고 뼈를 약화시켜, 고칼슘혈증, 신장 기능 저하 또는 빈혈 등의 증상이나 면역기능 저하로 인해 중증 감염 등이 초래된다.
다발골수종의 발병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고령화와 독성물질 노출 등이 원인으로 추정된다. 중장년층 환자가 대다수로 평균 발병 연령이 65~70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0년 기준 환자 수는 8,929명이다. 대부분의 환자가 항암치료 시작 후 일정한 기간 동안 반응을 유지한 다음 재발과 호전을 반복한다. 항암치료를 지속해도 더 이상의 치료 효과가 없는 불응 상태에 빠지는 경우가 많고, 특히 4차 이상 치료를 받은 환자들의 평균 기대 수명은 1년 남짓 불과하다.
최근 등장한 CAR-T세포 치료제(Chimeric Antigen Receptor T cell Therapy)는 다발골수종 환자들에게 희소식이 될 전망이다.
CAR-T세포 치료제는 키메릭 항원 수용체 T세포를 조작해 암세포만 찾아 적극적으로 제거하도록 만든 첨단 세포치료제로 환자 혈액에서 암에 대한 살상 능력을 갖춘 T세포를 추출한 뒤, CAR라고 불리는 암세포에 밀접하게 결합시킬 수 있는 제작된 수용체를 T세포에 삽입하고, 이를 증폭해 체내 다시 주입하는 치료방식이다.
자가 T세포가 갖는 암세포에 대한 살상력을 최대로 끌어올려 이를 치료에 활용하는 원리다. 특히 혈액암은 CAR를 개발하기 용이한 암세포 표적을 갖춰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다발골수종 환자 암세포는 면역세포에서 일어나는 살상 과정을 지속적으로 회피하는 단계를 갖는데, 이때문에 재발을 거듭한다.
최근 다발골수종 이외에 림프종 및 급성림프구성백혈병 대상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은 CAR-T세포 치료제가 도입되는 등 국내에도 CAR-T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지면서 서울성모병원도 다학제 의료팀을 구성했다.
다학제 의료팀은 특히, 사이토카인 증후군 및 신경 독성 등 CAR-T 치료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을 예방하고 안전하게 극복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했고, 이를 바탕으로 성공적인 치료를 수행 중이다.
민창기 교수는 "CAR-T세포 치료제가 치료법의 선택 폭을 넓히고 치료 패러다임을 변화시켜 개인맞춤치료가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치료가 장기화될수록 획기적인 치료 수단이 부족해지는 다발골수종의 진료 현장에서 CAR-T세포치료는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학제 연구팀 박성수 교수도 "이번 임상연구를 통해 CAR-T 치료에 대한 연구를 수행했으며, 이 경험은 CAR-T 치료 이외에도 새롭게 부각되는 다양한 첨단재생의료를 제공할 수 있는 자산이 될 것"이라며 "국내 유수 기업들과 협업해 NK세포치료 및 오가노이드 활용 치료 등도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데일리메디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