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백성주 기자] 처방전을 대가로 약국에서 의료기관에 제공하는 불법지원금 지급 관행 척결에 정부가 나선다. 관련법안 개정을 통해서다.
10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최근 공론화된 약국의 의료기관 지원금 관행 해결에 약사법 개정, 신고 활성화 등의 대책을 마련 중이다.
그동안 언론 보도에 이은 국회 지적으로 약국이 의료기관에 제공하는 지원금 문제가 부각됐다. 이에 따라 복지부는 현황 파악에 나섰으며 약사회는 대대적인 실태조사를 진행했다.
약사회 온라인조사 결과, 약국개설 유경험자 1829명 중 의료기관 지원금을 요구받은 경험이 있는 약사는 58.7%에 달했다. 요구자는 주로 의사와 의사 가족이었다.
알선자는 브로커, 부동산중개업자, 제약사·도매상 관계자, 건물주, 병원관계자 순이었다. 처방전 대가로는 건당 및 조제료 구간별 일정액, 조제료의 일정 비율, 월납입금 일정액 등이었다.
현행 약사법에선 약국 개설자와 의료기관 개설자가 직접 또는 제3자를 통해 처방전 알선의 대가로 금전, 물품 등 경제적 이익을 제공, 요구, 약속하거나 이를 받는 등의 담합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위반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해당 법안의 실효성을 높이고 의료기관 지원 관행 척결을 위해 복지부는 해당 약사법 개정에 착수했다.
먼저 현행 약국 개설자와 의료기관 개설자로만 국한된 약사법 적용 대상을 약국과 의료기관 ‘개설 예정자’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담을 예정이다.
여기에 ‘알선의 대가’로 금전, 물품 등을 받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는데 알선 외에 ‘유지의 대가 등 부정한 목적’이라는 포괄적인 문구도 들어가게 된다.
브로커나 중개업자에 대한 처벌근거도 신설된다. 자진신고자에 대한 처벌 감경도 약사법 개정안의 주요 내용이다.
특히 병원지원금에 대한 신고 포상금제도 신설된다. 이렇게 되면 신고한 사건에 대한 법원 선고 벌금액이 1000만원일 경우 10%인 100만원이 포상금이 된다.
최근 열린 ‘보건의료발전협의체’ 제18차 회의에서 복지부와 의약 6개 단체는 약국의 병원 지원금 관행 개선방안 안건을 논의한 바 있다.
이 자리에서 약사회는 “현행 약사법·의료법 규정으로는 의료기관 지원금 관행의 적발·신고에 한계가 있다”면서 처벌대상 확대와 신고자 처벌 감경 등을 제안했다.
지원금을 주고받는 의약사만 처벌하도록 하는 약사법을 개정, 개설 예정자까지 처벌 대상에 포함하고, 제3자에 의한 불법 알선 및 중개행위도 처벌하자는 주장이다.
약사회는 “기관에 대한 업무정지뿐만 아니라 의·약사에 대한 자격정지, 면허취소 조항을 신설하고, 불법행위 신고 활성화를 위해 자진신고자에 대해서는 처벌 경감 또한 고려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하태길 복지부 약무정책과장은 “의약계 의견수렴 등을 통해 약국의 의료기관 지원금 관행 개선을 위한 약사법 개정, 신고활성화 추진방안 등을 면밀히 검토해 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