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에 따른 치료병상 부족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다시 한 번 ‘병상 동원령’ 발령을 계획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번에는 상급종합병원뿐만 아니라 종합병원도 확보명령 대상에 포함시킬 예정이어서 일선 병원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병원계에 따르면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코로나19 4차 대유행에 따라 행정명령 발령을 통한 치료병상 확보를 계획 중이다.
50대 이하 백신 접종이 시작되지 않은 시점에서 델타변이 확산으로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40~50대 중증환자 수가 크게 늘고 있다.
수도권 중증병상의 현재 가동률은 72.9%로, 바로 입소가능한 병상은 76개(8월 8일 기준)에 불과하다. 중증환자 수가 현재 수준으로 계속 발생할 경우 병상 대란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중수본은 중증환자들이 치료 받을 수 있는 병상을 확보하기 위해 행정명령 발령을 심각하게 고민 중이다. 지난해 12월 이후 8개월 만의 병상 동원령이다.
이번 행정명령은 그 범위와 규모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중수본은 수도권 소재 기존 상급종합병원 및 국립대병원에 내려졌던 전체 병상 대비 코로나19 증증병상 1% 확보명령을 1.5%로 전면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종합병원도 병상 동원령 대상에 포함시킬 예정이라는 점이다.
중수본은 700병상 이상 종합병원을 중증병상 1% 확보명령 대상병원에 포함시킨다는 복안이다. 또한 수도권 소재 300~700병상 종합병원에는 중등증 병상 5% 확보명령도 검토 중이다.
행정명령이 내려지면 2주 이내에 해당 병상을 가동해야 한다.
물론 병상 동원령 대상 범위 확대에 따른 일선 병원들의 반발이 예상되는 만큼 중수본은 사전에 간담회 등을 통해 충분한 의견수렴 및 협조 요청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실제 최근 정부는 수도권 소재 300병상 이상 종합병원 및 상급종합병원 원장들과 잇따라 간담회를 갖고 코로나19 환자 치료병상 확보에 도움을 청했다.
중수본 관계자는 “수도권 병상 부족 상황을 전달하고 협조를 당부했다”며 “확진자 추이 및 병상가동률 등을 고려해 행정명령 발령 시점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병원들은 강한 반감을 나타냈다. 상급종합병원의 경우 코로나19 중증병상 1.5% 확대에 따른 일반환자들의 치료기회 상실을 우려했다.
지난해 12월 이후 1% 확보한 중증병상 가동률이 수 개월 동안 50% 미만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에도 동일한 상황이 되풀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새롭게 병상 동원령 대상에 포함된 종합병원들은 다급할 때만 의료 공공성 논리를 펴는 정부 행태를 꼬집었다.
한 종합병원 원장은 “그동안 정부 방역지침 준수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했는데 이제는 정부가 병상까지 내놓으라고 한다”고 토로했다.
이어 “평소에는 각종 옥죄기 정책으로 병원들 숨통을 조이다가 감염병 사태 등 긴박한 상황에서만 아쉬운 소리를 하는 행보가 늘 되풀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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