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신용수 기자] 코로나19 감염자 및 백신 접종자가 공유하는 항체 클론형(clonotype)을 식별하는 데 성공했다. 이들 클론형 항체가 최근 델타 변이 등 전염력이 강한 돌연변이를 만들어 내는 ‘선택압’(selective pressure)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밴더빌트 의대 연구팀은 코로나19 감염 회복기 환자와 mRNA백신 접종자의 기억 B세포를 통해 생산된 항체 클론형 37종을 식별하는 데 성공했다고 국제학술지 ‘셀 리포트’ 8월 9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코로나19 표면 스파이크단백질을 표적으로 하는 27개 공유 항체 클론형을 찾아냈다. 클론형이란 유전형질이 유사한 항체 클론형을 말한다.
연구팀은 선택압에 특히 초점을 맞췄다. 이 같은 항체 클론형 출몰을 통해 향후 변이 바이러스 방향성을 예측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항체는 우리 몸속 백혈구의 일종인 B세포에서 생성된다. B세포는 병원체 침입 시 분열 후 성숙과정을 거쳐 형질세포로 변한다. 이들 형질세포가 항체를 생성해 병원체와 싸우는 역할을 한다. 이때 일부 B세포는 기억 B세포로 전환돼 병원체에 대한 정보를 저장한다.
문제는 스파이크단백질이 항체 회피 능력이다. 바이러스는 특성상 유전적 돌연변이가 잦아, 스파이크 단백질의 일부 구조가 바뀌기 쉽다. 기존 항체 결합능력이 떨어진다는 뜻이다.
특히 여러 사람들이 공통된 항체 클론형을 갖고 있다면 이는 선택압으로 적용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대부분 항체가 A 단백질을 표적으로 한다면 바이러스는 A 단백질이 없는 형태로 진화할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따라서 백신 접종자와 코로나19 감염자가 증가할수록 기존 항체에 대항할 수 있는 돌연변이 바이러스가 나타날 가능성이 커지게 된다.
연구팀은 이에 대한 해법도 찾아냈다. 변이가 잘 일어나지 않는 부위를 공격하는 항체를 찾아낸 것. 연구팀이 확인한 항체들 중 2개는 변이가 잘 생기지 않는 스파이크 단백질의 ‘보존 영역’(conserved part)를 식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보존영역을 식별하는 항체의 발견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 변이 바이러스의 경우 스파이크 단백질 일부 구조 변화로 인해 항체 결합능력이 떨어지게 된다.
하지만 보존영역을 공격하는 항체는 변이 여부에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는다. 변이를 집중공략할 수 있는 백신 개발의 표적이 된다는 뜻이다.
연구 책임자인 제임스 크로 밴더빌트의대 교수는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람들이 공유하는 항체 클론형이 많다는 점에 놀랐다”며 “변이 바이러스에 대항할 수 있는 보존영역 표적 항체에 대한 집중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변이에 효과적인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를 만드는 데 열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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