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서울백병원이 지난 13일 마감된 후반기 전공의 모집에 참여하지 않아 그 배경에 병원계 궁금증이 쏠리고 있다.
앞서 서울백병원은 십 년 가까운 기간 수 십 억 원 규모의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9년 병원은 경영 정상화 계획의 일환으로 2020년부터 레지던트 모집을 하지 않고 인턴만 선발하겠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하지만 곧 소속 병원 전공의들 반발에 부딪쳤고, 병원은 계획을 철회한 뒤 정상적으로 전공의 모집을 진행했다.
한 때 수련병원 지위 포기설이 불거진 사실이 있는 만큼 서울백병원이 이번 후반기 전공의 선발을 진행하지 않은 까닭에 이목이 더욱 집중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서울백병원이 다시 레지던트 수련병원 지위 포기 수순을 밟으려 하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서울백병원은 이번 후반기 모집만 한시적으로 참여하지 않은 거라며 선을 그었다.
서울백병원 관계자는 “모집이 필요한 결원이 없었고, 또 이번 모집을 진행해도 지원자가 전무한 상황이 예상되는 가운데 이번 후반기 모집은 진행하지 않고 다른 업무에 더욱 집중하겠다는 결정이 내려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해 후반기 모집에서 지원자가 ‘0명’이었고, 올해 역시 사전 문의조차 없었다”고 덧붙였다.
서울백병원은 지난 후반기에는 레지던트를 제외한 인턴만 선발했다.
지원자들을 독려하기 위해 다양한 복지혜택을 제시했지만 이같은 노력이 무색했다는 전언이다.
당시 병원은 전공의들을 대상으로 ▲특별 수련보조수당지급(외과 월 150만원) ▲의학과 석사과정 장학금 지급 ▲학술활동 교통비·등록비 ▲식비 및 야식비 제공 ▲건강검진 및 독감예방접종 무료실시 ▲진료비·병실료 감면 혜택 ▲휴대폰 통신비 지급 등의 복리후생을 약속했지만 지원자들의 선택을 받진 못했다.
이번 후반기 모집 공고를 내지 않은 서울백병원의 방침이 당분간 지속될지도 관심이다.
대한병원협회 관계자는 “교육수련병원으로 지정됐어도 전공의 모집 실시 여부는 병원의 자율”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서울백병원은 백중앙의료원 산하 다섯 개 병원 중 가장 적은 의료수입을 기록했다. 5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내며 유일하게 의료비용이 의료수입을 상회했다.
의료계에 따르면 지난 10여년간 서울백병원이 떠안은 누적적자는 1400억원을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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