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이슬비 기자] 코로나19 장기화로 전담병원 등의 의료진 처우 개선을 요구해온 전국보건의료노동산업조합(보건노조)이 내달 총파업을 앞두고 정부에 대해 최후통첩을 던졌다.
당국도 이를 인지하고 공공의료 확충 필요성 등에 잠정적으로 동의를 표명, 당국과 노조 간 협의가 성사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보건노조는 18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 전담병원 현장 등 의료진들 고충을 알리고 관련 핵심 요구안을 제시했다.
이날 제시된 요구안은 8개다. 공공의료 확충 관련은 ▲감염병 전문병원 설립, 코로나19 치료병원 인력기준 마련 및 생명안전수당 제도화 ▲전국 70개 중진료권 마다 1개씩 공공의료 확충 ▲공공병원 인프라 구축과 공익적 적자 해소 등이다.
보건의료인력 확충 관련 요구안은 ▲직종별 적정인력기준 마련 및 간호사 1인당 환자수 법제화,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전면 확대 ▲예측 가능한 교대근무제, 교육전담간호사 지원제 확대 ▲불법의료(대리처방·동의서·처치 및 시술·수술·조제) 근절 ▲의료기관 비정규직 고용 제한을위한 평가기준 강화 ▲의사인력 확충 및 공공의대 설립 등이다.
현재 코로나19 전담병원에서 근무 중인 9년차 간호사 A씨는 “신규 간호사일 때 보다 더 출근하기 싫고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환자들이 언제 상태가 더 안 좋아질지 모르니 우리는 시간에 맞게 일할 수 없고 매일 신발에 땀이 고여 찰랑찰랑거릴 정도”라고 호소하며 버티기 힘든 상황임을 강조했다.
또 다른 전담병원에서 재직 중인 3교대 간호사 B 씨는 “가장 일이 재미있을 2~3년차 간호사 후배들이 현장에서 이탈하지만 이들을 잡을 명분이 없다”며 “지난 메르스 사태 때도 같은 일을 하며 언젠가 나아질 거라고 말했지만 5,6년이 지난 지금 나아진 것이 전혀 없다”고 울분을 토했다.
나순자 보건노조 위원장은 “보건복지부와 교섭을 시작한 지 2달이 지났지만 예산 및 기획재정부와의 협의 등으로 답을 회피하고 있다”며 “여야대표를 포함해 김부겸 국무총리,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 홍남기 기재부 장관, 정은경 질병청장 등과의 면담을 정식 요청한다”고 밝혔다.
지난 17일에는 보건노조 124개 지부(136개 의료기관)가 동시 쟁의조정신청을 접수했다. 이후 내달 1일까지 15일간의 조정기간 내 타협이 이뤄지지 않으면 내달 2일 총파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파업에 앞서 조합원 쟁의행위 찬반투표도 진행된다.
한편, 이날 오전 정부도 정례브리핑을 통해 공공의료에 관한 입장을 내놨다.
박향 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공공의료 중요성에 공감하면서 공공의료 확충에 대해 긍정적 방향을 가지고 노조와 협상에 임하고 있다”며 “코로나19 상황에서 다양한 경로로 인력 수급 중이지만 어려움이 있는 점을 양해해달라”고 말했다.
이어 “환자 치료와 의료기관 이용자들께 불편함이 없도록, 파업이 진행되지 않도록 노조와 최선을 다해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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