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구글과 아마존, 애플 등 헬스케어 사업에 야심차게 도전장을 내밀었던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사업에 어려움을 겪고 투자 규모를 축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 외신을 종합하면, 구글이 헬스케어 사업부 해체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헬스케어 사업을 총괄하던 의사 출신의 사업부 대표도 구글을 떠났다.
구글이 의료 분야에 완전히 손을 떼는 것은 아니지만, 개별 부서에서 헬스케어 관련 업무를 맡는 것으로 투자 규모를 축소하는 것으로 보인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그동안 다수의 헬스케어 관련 특허를 출원했고, 올해 초 스마트워치 전문업체 핏빗이 구글에 인수되는 등 다방면으로 사업 규모를 확대했으나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해 한 발 물러선 셈이다.
이보다 앞서 아마존은 JP모건과 워렌버핏이 최대 주주로 있는 버크셔 헤서웨이와 함께 설립한 헬스케어 합작사 '헤이븐'의 운영을 종료하기도 했다.
헤이븐은 각 사 직원들에게 저렴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목표로 설립된 헬스케어 벤처였다. 일각에서는 아마존이 의약품 유통에 이어 장기적으로는 의료서비스까지 장악할 것이라며 우려했지만, 실제로는 별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3년만에 해체됐다.
물론 아마존 또한 의료산업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 아마존은 110만명에 달하는 직원들에게 원격의료를 제공하겠다며 '아마존 케어'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현재는 일부 주에서만 제공되고 있는데 장기적으로 미 전역에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애플은 구글과 마찬가지로 최근 헬스케어 프로젝트 중 하나인 '헬스해빗'의 축소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헬스해빗은 일차의료를 제공하는 헬스케어 플랫폼인데, 애플 내에서 직원들을 대상으로 운영 중이었다. 사업이 안착되면 향후 일반인들에게도 해당 서비스를 확대한다는 목표로 시행되고 있었다.
그러나 애플 내부에서도 프로그램에 대한 순응도가 높지 않고, 특별한 효과를 발견하지 못해 프로젝트 종료를 고민하고 있는 것이다.
앞서도 애플은 애플워치가 가진 기능을 이용해서 건강관리 기능을 확대하거나, 자체적으로 의사를 고용해 '애플 클리닉'을 운영하는 등의 계획을 갖고 있었지만 실행되지 못했다.
이들은 최근 4~5년간 의료산업 진출을 선언하고 디지털 헬스케어 위주의 사업을 펼쳐 왔다는 공통점이 있다. 빅테크 기업들이 국내에 진출하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우리나라 업체들이 시장에서 밀려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기도 했다.
그러나 기대만큼 빠른 성과가 나오지 않자 일보 후퇴를 선택하게 된 것이다.
다만 헬스케어 분야에 대한 투자를 전적으로 중단한 것은 아닌 만큼, 코로나19 상황에 대비한 새로운 파이프라인을 구축할 것인지 주목된다.
저작권자 © 데일리메디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