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20대 대선주자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면서 의료계 종주단체들의 대정부 활동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간호계 두 단체의 움직임도 활발해지는 모습이다.
대한간호협회는 그 어느 때보다 국회 통과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간호단독법에, 대한간호조무사협회는 법정단체인정에 초점을 맞춰 대정활동을 전개할 것으로 보인다.
27일 간호계에 따르면 대한간호조무사협회(이하 간무협)는 지난 23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후보를 만나 간담회를 가졌다.
이 후보와 만난 간무협은 간호조무사의 열악한 근무환경을 개선해 줄 것을 요구했다. 이와 함께 간무협의 법정단체 인정의 필요성에 대해서 강조했다.
이에 이 후보는 “간담회를 통해 대한간호조무사협회 법정단체 인정, 간호조무사 교육제도 개선, 간호조무사 처우개선 등 협회와 간호조무사가 안고 있는 현안과 문제점을 보다 확실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고 화답했다.
대한간호협회(이하 간협) 역시 최근 대선주자와의 만남을 가졌다. 산하단체인 서울특별시간호사회는 지난 22일 야권 유력 대선주자인 윤석열 前 검찰총장에게 간호계 현안을 전달했다.
서울시간호사회는 간호사법 아닌 ‘간호법’ 제정을 비롯해 ▲중증환자 전담 간호사 재정지원 ▲코로나19 대응 보상을 위한 수당 지급 제도화 ▲업무 수당 인상 요청 등의 정책을 제안했다.
윤 전 총장은 “코로나19 현장에서 간호사들이 힘들었던 상황들이 개선되지 않으면 현장에서 간호들이 이탈할 수 밖에 없다”며 “숙련된 간호사들이 현장을 장기간 지켜야 전체 국익에 부합한다”며 “이분들이 장기간 근무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드려야 한다”고 이들의 제안에 공감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간호단독법 관련 두 단체 입장 달라 향배 관심
간호단독법 제정과 법정단체 인정은 간협과 간무협이 각각 오랫동안 입법을 추진해온 사안이다. 하지만 간호계 두 단체의 입장은 서로 엇갈리고 있다.
먼저 간호단독법의 경우 최근 국회에서 부각되고 있다. 정부가 추진하는 건강돌봄사업이 확대됨에 따라 간호인력 관리에 대한 중요성이 대두됐고, 현재 여야 의원 모두가 관련 법안을 발의한 상태다.
지난 24일에는 국회에서 이 사안을 다루는 첫 공청회가 열리기도 했다. 공청회에 참석한 복지위 의원 대부분은 법 제정 자체에 대해선 동의하는 분위기를 형성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간호계 한 축인 간호조무사들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 간무협은 추진 과정에서 이들의 의견이 배제됐다며 줄곧 반대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이날 열린 공청회에서도 간무협과의 갈등 해소가 주된 과제로 꼽혔다.
반면 간무협의 숙원인 법정단체 인정은 간협의 동의를 얻지 못하고 있다. 몇 년 전 간무협 법정단체화가 급물살을 탔던 당시 간협은 성명을 통해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미 법정단체 역할을 다하고 있는데도 간무협이 추가 단체를 만드는 것은 간호계를 분열시킨다는 것이 간협 측 주장이다.
코로나19 사태에서 간호 인력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증대된 가운데, 두 단체가 오랫동안 염원한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이같은 대립지점이 해소될지 관심이다.
간무협은 앞서 간호단독법 제정에 반대하는 이유로 간협이 법정단체화에 뜻을 보태지 않는 상황을 언급하기도 했다.
한편, 간무협은 간호단독법 제정과 관련해 ▲전문대 간호조무사 양성 ▲간무협 법정단체 인정 및 간호법에서 정하는 기구 당연참여 ▲간호인력으로서 간호조무사 업무 명확화 등을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