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임수민 기자] 조국 前 법무부장관 자녀인 조민씨의 부산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입학 취소 결정을 두고 의료계 안팎으로 극명한 온도 차이가 드러나고 있다.
의료계는 시종일관 의전원 입학 및 의사면허 취소를 강력 주장하는 반면, 일부 여론은 성급한 부산대학교 판단이 무죄추정 원칙 등을 저버린 만큼 철회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대한전공의협회는 최근 성명을 통해 “의대 및 의전원 학위가 취소되면 의사면허 시험을 응시할 수 있는 자격 요건이 성립되지 않기 때문에 복지부장관 직권으로 의사면허 취소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한솔 대전협 차기회장은 “부산대의 입학취소 결정은 당연한 결과"라며 “아직 대법원 판단이 남았지만 결정이 번복되더라도 1심 결과만으로 의전원 입학을 취소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일병원 소속 전공의뿐만 아니라 많은 전공의들이 이 사안에 대해 동일한 분노를 느끼고 있다”며 "조 씨가 전공의 자격으로 진료현장에 나섰을 때 환자들이 느끼는 불신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한의사협회 관계자 또한 “법원과 부산대 결정을 존중한다”며 “의사면허 취소나 인턴 수련 등은 향후 추이를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입학취소 반대 청원 33만명‧총장 고발 등 반대 여론도
반면 부산대학교 결정이 무죄 추정 원칙에 반하는 성급한 판단이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거세다.
지난달 2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조민씨의 과거 의전원 입학을 취소한다는 부산대 결정을 반대하는 내용의 청원이 게재됐다. 해당 청원은 하루 만에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받았고, 8월 29일 기준 33만명이 동참했다.
청원인은 “기본적인 무죄 추정 원칙도 무시한 부산대의 위법한 취소 결정을 규탄한다”며 “명백한 인권 탄압이자 헌법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3심 최종 판결이 끝나지도 않은 상황에서 무죄 추정 원칙에 의거해 취소 결정은 무효”라며 “취소 결정을 철회하고 관련자들을 처벌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민씨의 의전원 입학 취소 처분과 관련해 시민단체 또한 부산대 총장을 고발하고 교내 플래카드를 내걸며 입학 취소 결정을 취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사세행)은 지난 27일 부산지검 앞에서 차정인 부산대 총장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고발한다고 밝혔다.
사세행은 "총장이 직권을 남용해 입학 취소 예정 처분이라는 면피성 위법처분을 지시했다"며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죄의 죄책을 지어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부산대 민주동문회는 대학 교정 안에 ‘부산대학교는 조민씨에 대한 입학 취소 결정을 철회하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내걸었다.
민주동문회는 “2015학년도 신입생 모집요강 지원자 유의사항 중 제출서류의 기재사항이 사실과 다른지 아닌지는 아직 결론 나지 않았다”며 “조민 씨의 입학서류에 대한 대법원판결이 아직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모교가 이처럼 성급하고 정치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결정을 했다는 것을 고통스러운 심정으로 마주하고 있다"며 "지성의 전당인 대학에서조차 법의 기본을 지키지 않는다면 사회의 정의는 요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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