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구교윤 기자] 대순진리회가 건립하고 있는 경기도 동두천 제생병원이 공사 중단 20여년 만인 지난해 8월 사업 재개에 들어갔으나 의료인력 수급 문제에 고민이 깊은 모양새다.
대순진리회 산하기관인 대진대학교는 의료인력을 원활하게 공급하기 위해 의과대학 유치를 추진하고 있으나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당초 계획했던 일정대로 병원 개원을 장담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대순진리회는 지난 1995년 동두천시 지행동 13만9770㎡에 지하 4층~지상 21층, 병상 수 1480개(양방 1265개, 한방 215개) 규모의 동두천 제생병원을 건립하고 있다.
건물 외관 공사를 마친 2000년 내부 사정으로 공사 일정이 잠정 중단됐으나, 작년 8월 재개 소식을 알리며 2023년 완공, 2024년 개원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제생병원은 동두천시를 비롯해 연천, 철원, 포천 등을 아우르는 경기 북부 최대 규모 병원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지역민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의료인력을 수급 문제를 해결할 대안을 마련하지 못한 상황이다.
때문에 병원을 완공하더라도 개원하기 위한 의료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 병원 운영에 어려움이 생길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대진대학교는 오래 전부터 의료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의과대학 유치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왔다. 지난 5월에는 '대진대학교 의과대학 유치 추진위원회'를 발족하고 의대 설립 의지를 본격적으로 표출하기도 했다.
당시 임영문 공동위원장은 "대진대학교 의과대학 유치는 심각한 의료 취약지역인 경기·강원 북부 지역 낙후한 의료 체계 개선과 지역 간 의료 환경 격차를 해소하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견인차 역할을 할 것"이라며 의대 유치 포부를 밝혔다.
그러나 의과대학 설립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에서 개원 가능성이 안갯속으로 빠지고 있다. 실제로 위원회 내부에서도 회의론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위원회 한 관계자는 "병원을 완공하더라도 개원을 하려면 300명 정도 의사를 확보해야 하는데, 동두천까지 오는 인력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 특히 의대를 설립하는 건 더욱 어려운 일이다"라며 "개원을 언제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는 어두운 관측을 내놨다.
특히 의대 설립에 핵심 키를 쥐고 있는 보건복지부와 교육부도 부정적인 분위기라 상황은 녹록치 않아 보인다.
교육부 관계자는 "의대 설립은 곧 의대 정원을 늘리자는 말인데 이는 이해관계자 간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며 "논의 없이 어느 지역에 의대를 설립하겠다는 의견은 섣불리 내놓기 힘들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도 "논의한 내용이 없다"는 짧은 입장을 전했다.
실제로 지난 2006년 이후 15년째 의대 정원이 제자리인 만큼 대진순리회 입장에서도 마냥 낙관적일 수는 없다는 분석이다. 결국 그동안 기대감을 품어온 시민들 사이에서도 개원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저작권자 © 데일리메디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