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백성주 기자] “골 수치가 좋아지면 치료제 급여를 중지하는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다. 전문의 63%는 골다공증 급여기준이 불합리하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지나치게 까다로운 기준 탓에 골다공증 위험에 노출된 이들이 치료제를 지속적으로 투여받지 못하고 있다는 임상 현장의 주장이 나왔다.
이들은 골절 고위험군의 재골절 예방 초기치료를 위한 급여개선과 골다공증 첨단신약 지속투여 보장을 골자로 하는 ‘골다공증 치료 환경 개선’을 주문했다.
대한골대사학회는 7일 골다공증 치료 패러다임 혁신 정책토론회를 온라인으로 개최했다. [사진]
이유미 연세의대 내분비내과 교수는 ‘100세시대 건강 선순환을 위한 골절 지속 예방 및 골다공증 지속치료의 중요성’을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고관절, 척추 골절 등 골다공증 골절 이후 요양‧와병 생활을 하다 사망에 이르는 어르신들의 참담한 현실을 지적했다. 이어 효과적인 골다공증 지속치료를 통해 ‘골절 예방’을 지속, ‘뼈 건강 선순환’ 시스템을 주장했다.
이 교수는 “미국임상내분비학회 등 국내에 이은 국제 진료지침에서도 한번 골다공증으로 진단된 환자는 치료 중 T-score가 -2.5를 초과하더라도 골다공증 진단은 그대로 유지되고 이에 따른 지속적인 약물치료를 권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행 급여기준 상 골다공증 약제의 투여기간을 골밀도 T값을 기준으로 제한, 지속치료가 어려운 나라는 전세계에서 한국이 유일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골다공증 치료 바이오신약을 노년층에게만 쓸 수 있고 중장년층은 제한한 국내 급여기준에 대한 문제도 제기됐다. 골다공증 적응증을 확보한 바이오신약은 암젠이 개발한 프롤리아와 이베니티가 있다.
이유미 교수는 “최신 국제 가이드라인에 따라 장기간 골밀도 상승 효과 및 안전성이 확인된 골흡수억제제의 경우, 골밀도에 따른 투여기간 제한 없이 골다공증 지속치료가 가능하도록 급여기준을 개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영균 분당서울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골절 이후의 삶, 행복한 백세시대를 위한 재골절 예방과 치료’ 발표를 통해 골다공증 환자들 중에서도 이미 골절을 경험한 초고위험군 환자들의 재골절이 4명 중 1명 꼴로 발생하는 상황을 소개했다.
이어 골절 환자 10명 중 7명 이상이 치명률이 가장 높은 척추 골절을 겪는다는 현황을 소개, 골절 초고위험군 환자들의 재골절 예방을 위해 더 강력한 치료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골절 초고위험군은 재골절 위험이 높은 만큼 국제 진료지침들은 골형성제제 투여를 통해 빠르게 골밀도를 높인 후 골흡수억제제를 사용해 골밀도를 유지Ÿ강화하는 순차치료 전략을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현행 보험급여 기준은 골흡수억제제를 1년 이상 쓰다가 추가 골절이 발생해야만 2차 치료에서 골형성제제를 사용할 수 있게 돼 있어 모순인 상황이다.
이영균 교수는 “기동력을 잃고 생존 위협까지 받을 수 있는 골절 초고위험군의 응급한 상황을 이해하고, 골형성 제제로 강력한 초기 치료를 통해 추가 골절을 예방하는 것이 행복한 백세시대를 위한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최경호 사무관은 “골다공증과 골절로 인한 고령 환자들 고통과 사회경제적 부담에 공감한다”면서도 한정된 재원을 가지고 건강보험 재정 유지 및 지속 가능성에 대한 고민을 토로했다.
그는 현장 요구는 있지만 많은 부분들을 고려하다보면 의료진들이 만족할만한 수준까지 급여기준이 미처 따라가지 못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을 설명하며 양해를 구했다.
최 사무관은 “현장 의견을 받아들여 데노수맙을 2차 약제에서 1차 약제로 변경한 것처럼 꾸준히 제도를 개선할 것”이라며 “최신 진료지침에 급여기준이 부합할 수 있도록 신약 접근성 향상에 노력하되 재정 건전성과 함께 신중히 검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