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리코박터균은 위장 내 점막에 주로 기생하는 세균으로 위염과 위귀양, 위림프종, 위암 등 각종 소화기질환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사람과 사람 사이로 전염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이 때문에 음식물을 함께 공유하는 식문화가 발달한 우리나라 인구에서 특히 감염비율이 높다.
연구팀은 건강검진 및 위생검을 받은 2만1251명을 대상으로 헬리코박터 위염 중증도와 심혈관질환 위험도 사이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위염 중증도는 위염 분류에 널리 사용되는 ‘시드니분류(Sydney system)’를 이용해 평가됐으며, 심혈관질환 위험은 심혈관 사건 발생 위험도를 수치화하는 4가지 예측모델을 활용했다.
분석결과 전체 대상자 중 약 절반에 해당하는 51.2%에서 헬리코박터균 감염이 확인됐다.
이들은 감염되지 않은 대상자보다 상대적으로 젊었고(평균연령 42.9세 vs 44.7세) 남성 비율이 높았으나(74.7% vs 69.3%), 혈관건강은 두 그룹에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헬리코박터 위염의 조직학적 중증도에 따른 심혈관질환 위험을 확인한 결과에서 두 질환 사이의 유의한 연관성이 발견됐다.
체내 헬리코박터균 밀도가 높아 위염 중증도가 상승함에 따라 4가지 예측모델의 심혈관 위험도 수치 역시 점차적으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헬리코박터균 감염이 위 뿐만 아닌 심혈관계 질환 발생에도 관여한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김학령 교수는 “헬리코박터균 감염이 심혈관질환 발병 위험도 증가시킬 수 있음을 많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조직학적 소견을 통해 규명했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평소 올바른 식습관을 통해 헬리코박터균 감염을 예방하는 것이 심혈관 건강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심혈관대사질환 분야 국제학술지인 ‘동맥경화증(Atherosclerosis)’ 8월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