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신용수 기자] 정부가 당장 내년부터 지방 의‧약대 정원 40% 이상을 지역인재로 선발토록 한 가운데 지방대학들은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각 대학별로 처한 상황이 상이한 만큼 지역인재 선발 비율 확대에 찬반 입장이 엇갈렸다. 다만 지방 의‧약대 입시제도 변화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다는 점에는 모두 동의했다.
정부는 최근 국무회의를 통해 지방 의‧약대 지역 인재 선발의무를 강화한 ‘지방대학 및 지역균형인재 육성에 관한 법률 시행령’(지방대육성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번 시행령은 지난 3월 지역인재 선발을 의무화하고 지역인재 요건을 강화하는 지방대육성법이 통과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이 법은 오는 24일부터 시행된다.
이에 따라 앞으로 지방대 의‧약‧치‧한의대는 모두 지역인재를 최소 40% 이상 선발해야 한다. 간호대와 의‧치의학전문대학원에서도 각각 최소 30%, 20%의 인원을 지역인재로 뽑아야 한다.
다만 지역 인구가 부족한 강원도와 제주도의 경우 지역인재 최소 선발 비율이 의‧약‧치‧한의대 20%, 간호대 15%, 의‧치전원은 강원 10%, 제주 5%로 축소 적용된다.
대학가·입시계 “적용 시점 성급” 한 목소리
의‧약대를 보유한 지방대들은 당혹감을 드러냈다. 이번 시행령에 대한 찬반을 떠나 시행 시점이 너무 빠르다는 이유다.
시행령에 따라 지방 의‧약대들은 2023년도 입시부터 지역인재 40% 선발 의무화를 시행해야 한다. 당장 올해 고2 학생들부터 적용되는 셈이다.
A대학 관계자는 “시행 시점은 문제가 있다”며 “일반적으로 한 해 입시요강은 3월쯤 확정해야 한다. 이처럼 큰 변화를 입시 요강에 3개월 안에 적용하기가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B대학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입시정책은 몇 년 정도 기간을 두고 바꾸는 게 일반적인 관례”라며 “지역인재 선발 강화의 취지에는 동의하지만 적용 시점 측면에서 다소 무리가 있다는 점은 부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입시업계도 이례적이라는 반응이다.
C입시학원 관계자는 “보통 입시정책 변화는 이듬해 고1이 되는 학생들을 기준으로 적용해왔다”며 “이번처럼 바로 내년부터 적용하는 건 굉장히 드문 일이다. 상위권 학생들 전략에도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취지는 공감” vs “자연계 입시 혼란”
다만 이번 조치 자체에 대한 반응은 엇갈렸다. 지역인재 강화 취지에 동의하는 '찬성' 의견과 우수한 학생 선발에 어려움이 생길 것이라는 '반대' 의견으로 나뉘었다.
D대학 관계자는 “이미 40% 정도 지역인재로 선발하고 있었다”며 "우리 학교는 기본적으로 준비가 된 만큼 이번 정부 결정에 큰 반대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학교 기조 자체가 지역 학생들이 본교 의대를 들어오고, 또 그 학생들이 의사가 돼 본교 병원에서 근무하며 지역사회에서 활약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대학 관계자는 “내년부터 30% 권고에서 40% 의무로 바뀐다. 권고에서 의무로 바뀐 것만 해도 큰 사건인데 비율도 늘었고 적용 시점도 당장 내년부터”라고 힐난했다.
이어 “시점을 떠나 교육부가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의대는 기본적으로 자연계 상위권들의 입시가 치열한데 이렇게 되면 수험생들에게 혼란이 올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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