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올해 개원가에서 새 출발을 알린 대학병원 간판급 교수들은 누굴까. 정년퇴임을 마친 후 봉직의로 제 2의 인생을 시작하는 원로격 명의들이 있는가 하면 비교적 젊은 나이에 대학병원을 떠나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진료를 시작하는 교수들도 있다.
24일 병원계에 따르면 금년에도 명망 있는 교수 여럿이 대학병원을 떠났다. 교수들의 이직은 보통 학기가 끝나는 2월 말과 8월 말에 활발하다.
먼저 지난 8월 국내 신경중재의학 권위자로 널리 알려진 서대철 서울아산병원 영상의학과 교수의 강남베드로병원행이 알려졌다.
그는 서울아산병원에 30여 년 재직하면서 국내 신경중재학 분야를 정립하고 뇌동맥류를 비롯해 난치성 혈관질환의 새로운 치료 패러다임을 제시, 신경중재술 발전에 기여한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고난이도 뇌혈관 질환을 시술하면서 서울아산병원이 이 분야에서 4차병원 역할을 하는데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달 말 정년퇴임한 그는 9월 1일부터 중소의료기관인 강남베드로병원에서 진료를 보고 있다.
소아안질환 전문가로 유명한 서울아산병원 안과 임현택 교수도 8월말부로 20년의 진료를 마무리했다. 현재 강남 인근에서 개원을 준비하고 있다.
임 교수 소아사시 분야 전문가다. 난이도가 높은 소아사시와 관련해서 검사 방식을 개선하고 또 출혈을 최소화하는 수술법을 고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신경안과학회 정책이사, 한국사시소아안과학회 정책이사 등 유관 학계에서도 왕성한 활동을 이어왔다.
소아사시는 대부분 대형의료기관이 전문적으로 다루는 질환인데 임 교수 같은 전문가 개원으로 환자들의 치료 선택 폭이 넓어질 전망이다.
서울대병원에선 통증 치료 권위자 김용철 마취통증의학과 교수(통증센터장) 역시 지난달 말 퇴직했다. 20년 동안 정든 병원을 떠나는 그는 서울대병원 인근에서 개인병원을 오픈할 예정이다.
김 교수는 근골격계통증이 전문분야다. 특히 경추부통증 치료에 관해선 높은 식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9년에는 아시아 최초로 ‘이식형 약물주입 시스템’ 시술에 성공하기도 했다.
학회에선 대한통증학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대한체열학회, 대한척추통증학회, 대한신경조절학회 회장을 맡고 있다. 지난 2016년에는 국제척추통증학회를 설립하고 회장직을 맡았다.
지방에서는 고철우 칠곡경북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가 금년 2월 30여 년 동안의 교수생활을 마치고 퇴임했다. 직후 대구 반월당 인근에서 개인의원을 열고 진료를 이어오고 있다.
경북대병원 어린이병원장을 역임한 그는 성장‧성조숙증 및 소아청소년 당뇨병에 대한 연구활동으로 잘 알려졌다. 지난 2015년에는 소아청소년에게 유전성 성인 당뇨병을 일으키는 유전자를 처음 발견하며 국내외 학계에서 주목을 받았다.
2차병원 중에선 강동경희대병원 산부인과 과장이었던 기경도 교수가 최근 송파구 소재 병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지난 9월 1일부터 이 병원에서 진료를 시작했다.
기 교수는 여성질환 로봇수술로 유명하다. 15년간 강동경희대병원에서 근무하며 여성암, 자궁선근증, 자궁근종, 난소종양, 골반장기탈출증 등 자궁절제수술 및 단일공 복강경·로봇 수술 5000례 이상을 집도했다.
지난 2019년에는 국내 최단기간 부인과 로봇수술 200례를 달성했다. 또 2016년에는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차세대 인재육성 프로젝트인 ‘목련교수’ 1기에 선정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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