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신용수 기자] 국내 임상시험수탁기관(CRO) 중 일부는 대학병원에서 직접 CRO를 운영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자회사로 운영하는 CRO부터 병원 임상시험센터 직접 운영, 벤처기업 설립 등 형태도 다양했다. 다만 일부 CRO의 경우 한국임상시험지원재단 CRO 자율등록을 빠뜨리는 등 허점을 드러내기도 했다.
병원 및 임상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운영 중인 CRO 가운데 병원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곳은 ▲차바이오텍 서울CRO ▲삼성서울병원 A-CRO팀 ▲서울성모병원 메디컬엑셀런스 ▲분당서울대병원 스누빛 등 4곳이다.
최대 규모 차바이오텍 계열사 서울CRO
이들 중 가장 규모가 큰 업체는 서울CRO다. 서울CRO는 차병원그룹 소속 차바이오텍 계열사로 지난 2009년 설립됐다.
신약 임상부터 제네릭의약품 생동성시험까지 폭넓게 지원할 수 있는 ‘풀 서비스 CRO’로 국내뿐만 아니라 일본·중국 등 글로벌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 병원에서 운영 중인 CRO 중 유일하게 한국임상CRO협회 정회원으로 등록돼 있다.
서울CRO는 올해 경영진 영입을 통해 다시 한번 도약 의지를 드러냈다. 지난 2월 서울CRO는 2018년~2020년까지 한국임상CRO협회 회장을 역임한 박관수 대표이사를 영입한 바 있다. 박 대표이사는 중앙대 약대 출신으로 LG생명과학, 대웅제약 등 여러 제약업체를 거치면서 37년간 임상전문가로 활동해왔다.
다만 서울CRO의 경우 한국임상시험지원재단(KoNECT, 이하 임상시험재단)의 CRO 자율등록 절차를 빼뜨리면서 허점을 드러내기도 했다. 재단에 따르면 CRO 자율등록 절차를 마쳐야 향후 재단으로부터 표준작업지침(SOP) 인증을 받을 수 있다.
임상시험재단 측 관계자는 “CRO 자율등록은 매년 갱신해야 한다”며 “원래 임상시험재단에서 기간 만료가 다가오면 안내를 하는데 이번에는 내부 사정으로 인해 공지를 못했다. 서울CRO 측에서도 별다른 갱신 요청이 없어 아직 등록이 안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CRO 자율등록을 해야 임상시험재단에서도 SOP 인증을 할 수 있다”며 “SOP 인증은 향후 재단에서 시행하는 기관인증사업 등의 지원 자격으로 작용한다. 결국 CRO 자율등록을 해야 재단 지원을 온전히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서울병원, 병원 자체적으로 직접 CRO팀 운영
병원에서 직접 CRO 관련 부서를 운영하는 사례도 있다. 삼성서울병원 임상시험센터에서 운영 중인 ‘A-CRO’ 팀이다.
A-CRO 팀은 기업이 아닌 만큼 임상CRO협회나 임상시험재단에 등록돼있지는 않다. 다만 임상연구를 위한 연구 기획 및 설계 단계부터 위험 관리를 포함한 전주기 임상연구 관리, 연구개발전략 컨설팅, 임상연구 적합성 평가 등 CRO 본연의 업무는 모두 수행할 수 있다.
특히 병원 내 임상시험센터에서 직접 운영하는 만큼 빅5 병원으로 분류되는 삼성서울병원을 비롯해 삼성 계열 병원의 인프라에 대한 접근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삼성서울병원 측에 따르면 그동안 약 420만 명 환자에게 10억 건의 검사와 2억 건의 투약, 1억 건의 상병 진단을 진행했다.
병원 내 벤처기업 창립, 특정분야 특화 CRO 운영
서울성모병원 메디컬엑셀런스와 분당서울대병원 스누빛은 병원 내 벤처기업 형태로 창립‧운영되고 있다. 두 기업은 모두 임상시험재단에 CRO 자율등록을 마쳤다.
메디컬엑셀런스는 최윤희 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가 지난 2009년 설립된 CRO 벤처기업으로, 서울성모병원 내에 위치한다.
병원 내 특성상 서울성모병원의 인적자원을 활용하기 쉽다는 장점이 있다. 또 디지털 기반 당뇨 관리 시스템 ‘아이케어디’ 등 만성질환 관리 프로그램 등을 운영 중이다.
스누빛은 병원 CRO 중 가장 막내에 속한다. 지난 2019년 3월 설립한 신생기업으로 심혈관계 분야에 특화돼 있다. 특히 관상동맥 수술 등 심혈관계 질환에 필요한 의료기기 관련 임상시험에 강점을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