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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메디 임수민 기자] 코로나19로 인해 과도한 업무에 노출되고 있는 의료기관 종사자들의 정신심리 상태가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천대학교 일반대학원 보건정책·관리학과 김경수 학생(박사과정·제1저자)과 이원재 교수(교신저자)[사진]는 수도권의 한 상급종합병원에서 근무하며 직·간접적으로 코로나19 관련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의사, 간호사 등 근무자들을 대상으로 코로나19가 근무자들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미치는 영향 정도와 심리적 요인을 연구했다.
연구자들은 의사, 간호사, 의료기사, 행정직원 등 총 432명의 근무자들을 대상으로 2021년 4월부터 두달간 구조화된 설문지에 직접 응답하는 방식으로 조사를 시행했다.
응답 대상자들 중에는 간호사가 50.2%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행정직군 14.7%, 의료기사 11.6%, 의사 9.3% 비율로 참여했다.
연구자들은 응답자들의 PTSD 측정을 위해 일반인용 PTSD 측정 도구인 PCL-C 척도를 이용했으며, PTSD에 영향을 끼치는 심리 요인을 분석하기 위해 사건충격도1) 척도(IES-R), 우울증 척도(CES-D), 스트레스 척도 (K-PSS), 회복탄력성2) 척도(KRQ53)를 이용했다.
이러한 척도들을 교차분석, 로지스틱 회귀분석 등의 방법으로 분석한 결과, 심리적 판정 척도 중 사건충격도에서 응답자의 73.9%는 경증 이상의 심리적 충격을 겪었고, 10.6%는 고도중등 이상의 충격을 경험한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우울 척도에서 응답자 전체에서 경증 이상 우울감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트레스 척도에서 응답자 50.5%는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었으며 응답자의 4%는 PTSD 경험이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 연구에서 회복탄력성은 PTSD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근무자들의 연령, 성별, 근속년수, 학력, 혼인 상태, 직종 등은 PTSD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못했는데, 이는 인구사회학적 요인들보다 심리적인 요인들과의 연관성이 강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박사과정 중인 김경수씨는 “코로나 발생 후 2년 가까운 기간동안 고강도의 심리적, 육체적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코로나19 현장의 근무자들의 스트레스와 우울 점수가 심각한 수준으로 높고, 이러한 요인이 PTSD에도 영향을 끼침을 객관적으로 나타낸 결과로,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유행기에는 환자를 진료하는 의료진에 대한 PTSD 예방과 관리를 위한 심리적, 사회적, 구조적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연구가 PTSD 예방과 관리에 대한 대책 마련에 기초자료가 되길 바라며, 코로나19 방역에 지친 의료인들에게 여기까지도 정말 고생했는데 희망을 가지고 조금만 더 힘내자”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한 상급종합병원 근무자들의 정신심리적 요인이 PTSD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제목으로 대한보건협회에서 발행하는 '대한보건연구' 2021년 8월호(47권 3호 pp,71-82)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