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이슬비 기자] 의사로부터 불법촬영을 당한 여성 환자의 사연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와 누리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달 서울 강북경찰서에 따르면, 가해 의사는 청진기로 진찰하는 척 하며 본인 휴대전화로 여성 환자들의 몸을 불법촬영한 혐의를 받는다.
피해자인 글쓴이는 “조서를 쓰고 지난 일주일 동안 너무나 큰 충격과 트라우마로 정신과 치료를 받으며 지내다 글을 써보려 용기를 냈다”고 말했다. 그는 추석 연휴 중 경찰로부터 “해당 병원에서 청진한 적 있냐”는 연락을 받고 경찰서를 찾았다.
그는 “계속 비현실감이 들었지만 내가 진료실에 앉아있는 장면을 보니 그제서야 실감이 나면서 역겹고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며 “흉통과 숨차는 증상 때문에 병원을 방문했는데, 가해 의사는 조심스럽게 청진 동의를 구하는 듯 행동을 했다”고 상황을 전했다.
이어 “병원을 방문해 두 번 청진했다. 두 번 다 옷을 더 위까지 올리도록 주문했고 가해의사는 ’최대한 보지 않고 진행하겠다’며 고개를 돌리고 손만 움직였다”며 “계속해 청진기를 가슴 위쪽으로 여러 번 대보기에 찝찝하고 불쾌한 느낌이 들었지만 의료행위 중 하나라고 생각해 협조했다”고 털어놨다.
또 “세상에 어느 누가 병원에서 의사가 불법촬영하고 있을 것이라 생각할 수 있겠냐”면서 “내 잘못이 아닌데도 청진한 것, 병원에 방문한 것 등에 대해 자책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현재 이 의사의 불법촬영 피해자는 여러 명인 것으로 보인다.
글쓴이는 “경황이 없어 잘 듣지 못했지만 피해자가 대략 9명이더라”면서 “가해자는 이틀 간 불법촬영을 했고 마지막 피해자가 이를 수상히 여겨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들었다”고 말했다.
지난달 9일 서울 강북경찰서는 가해 의사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경찰은 현장에 출동해 그의 휴대전화에서 피해 환자가 진찰받고 있는 동영상을 확인했다.
당시 경찰이 추가 피해자 조사를 위해 가해 의사 휴대전화를 디지털 포렌식에 의뢰한 결과, 추가 피해자로 보이는 다른 여성들의 영상·사진이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이후 가해자는 병원에서 퇴사 처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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