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50주년을 맞은 경희의료원이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고민에 한창이다.
막연한 비전제시가 아닌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이를 위해 최근에는 삼일회계법인과 협업해 중장기 성장전략을 위한 컨설팅 작업에도 나섰다.
반세기를 넘기고 새로운 전환점을 준비하는 가운데, 의료원의 탄생과 함께한 ‘1세대’ 멤버들은 구성원들에게 역동적인 대응을 주문했다.
8일 경희의료원은 ‘50주년 기념 학술대회’를 비대면 온라인 진행했다. 이날 행사는 학술행사는 맞아 의대, 치과, 한방, 간호, 행정 등 5개 분야로 구성됐다.
이 중 의대 발표에선 경희의료원 설립과 함께 한 원로 인사들이 등장했다. 경희의료원 발자취를 되짚어보며 앞으로의 성장 전략을 제언했다.
먼저 최영길 前 경희의료원장은 “진료에서 나아가 넓은 분야를 아우르는 새로운 기관 설립을 제안한다”고 운을 떼었다.
최 전 원장은 “해외 유수기관 사례를 보면 최근에는 의학과 공학이 만나 새로운 영역을 만들곤 한다. 우리 의료원 역시 단순히 진료에만 매진하지 않고 더 넓은 분야를 개척해나갈 필요가 있다. 실제로 경희의료원 옆에는 KIST(한국과학기술연구원)이란 좋은 기관도 위치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의료원이 발전해 나가려면 자금은 필수적이다. 하지만 재단 지원 등은 한정적이다. 과감한 성장을 모색하기 위해선 우리가 벌어서 우리에게 투자해야 한다. 이런 부분에서 의학과 다른 분야 접목을 통한 새로운 길을 고민해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기정 행정처장 "변화에 대해 민감하고 유연한 대응 자세 필요"
오건영 前 행정부원장 또한 "‘병원계 혁신’을 일으켰던 경희의료원 과거에서 미래 방향성을 잡아낼 수 있다"고 소개했다.
오 전 원장은 “1977년에 국내에 CT기기를 처음 들인 곳이 경희의료원이었다. 병원 하나를 지을 정도로 고가 의료장비였는데, 당시 김순용 병원장께서 용단을 내리셨다. 병원계가 들썩였던 이 ‘사건’은 경희의료원이 발전하는 커다란 계기가 됐다”고 회상했다.
그는 이어 “국내 최초로 원무 전산화를 이룬 곳도 경희의료원이다. 의사들의 지시 하나하나가 수기로 작성되던 시절에는 상상하기 어려운 변화였다. 실제 나이 드신 분들의 경우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전 직원이 합심해 집요하게 이를 이뤄냈다”며 “이러한 ‘경희정신’은 앞으로의 성장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이날 ‘코로나19 이후 의료경영 변화와 대응’이란 주제로 강연에 나선 김기정 행정처장도 “우리 의료원이 변화에 얼마나 민감하고 유연하게 대응하고 있는지 반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코로나19 사태 이후 비대면 진료는 성큼 다가오는 등 의료현장 많은 변화가 예고된다”며 “의료기관은 일반적인 기업과 달리 변화에 대한 적응이 느린 측면이 있는데, 이제는 이러한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김기택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은 “코로나 팬데믹이 2년 째로 어려움이 이어지고 있지만, 교직원들의 결속으로 풍파를 이겨나가고 있다”면서 “경희 가족 정신으로 방대한 도전을 이어나가자”며 구성원들을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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