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전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과 관련해 병원계에도 그 열풍에 편승하려는 움직임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인기 콘텐츠를 활용한 홍보와 마케팅 기법은 그동안에도 일부 병원들이 왕왕 구사해왔지만 ‘오징어 게임’의 폭발적 인기는 더 많은 병원들을 동요시키는 모습이다.
실제 개원가는 물론 대학병원들까지 ‘오징어 게임’과 관련한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특히 이 드라마에서 나오는 질환들을 중점적으로 다루는 건강칼럼도 봇물을 이루는 중이다.
차의과학대학교 일산차병원은 오는 10일 ‘임산부의 날’을 외래 산모 및 입원 산모들을 대상으로 ‘오징어 게임’을 패러디한 ‘임산부 게임’ 이벤트를 진행한다.
이벤트는 네이버제트(Z)에서 운영하는 증강현실 서비스 제패토에서 진행되며 인증샷을 보여주면 선착순 100명에게 화장품 패키지, 달고나 만들기 세트, 백일사진 촬영권 등을 증정한다.
의정부을지대학교병원은 주인공인 이정재가 ‘오징어 게임’에 참가한 이유인 ‘당뇨발’에 대해 조명하는 자료를 제작, 배포했다.
‘오징어 게임’은 각자 사연을 지닌 참가자들이 456억원의 상금이 걸린 의문의 서바이벌에서 승자가 되기 위해 목숨을 걸고 극한의 게임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주인공 기훈(이정재 분)은 구조조정으로 실직한 후 사채와 도박을 전전하다 당뇨병으로 당장 병원에 입원해야 하는 어머니 치료비를 벌기 위해 ‘오징어 게임’에 참가하게 된다.
전통적으로 족부질환에 강세를 보여온 을지대병원은 이정재 어머니가 앓고 있는 ‘당뇨발’을 놓치지 않고 발빠르게 자료를 내놨다.
비만치료에 특화돼 있는 365mc의 경우 ‘오징어 게임’ 속에 등장하는 다양한 골목놀이를 ‘소아비만’이라는 관점에서 접근을 시도했다.
각 게임 단계에서 등장하는 골목놀이들은 아이들의 협동심 등을 길러주기도 하지만 소아비만 해소에 도움이 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첫 번째 게임인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는 가벼운 신체활동처럼 보이지만 어린 아이들에게는 꽤 효과적인 체육활동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줄다리기’는 단순히 팔로 줄을 잡아당기는 게 아니라 하체·허리힘·기술이 더해져야 하는 만큼 자연스럽게 허리근력, 균형감, 유연성 등을 키울 수 있다고 소개했다.
마지막을 장식한 ‘오징어 게임’은 깨금발로 뛰기, 전력질주, 상대와 힘겨루기 등 생각보다 과격한 움직임이 많아 전신 칼로리를 크게 소모한다고 전했다.
지방 중소병원과 개원가도 ‘오징어 게임’ 관련 건강칼럼을 경쟁적으로 내놓으며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부산 대동병원은 오징어 게임 설계자이자 1번 참가자인 오일남 할아버지(오영수 분)가 앓고 있는 ‘치매’를 주목했다.
극 중 목숨을 걸고 치러지는 구슬치기 대결에서 주인공은 치매에 걸린 오일남 할아버지를 상대한다. 치매로 인한 기억력 장애는 극적 상황에서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는 장치로 활용된다.
오산신경정신병원은 정신건강의학 관점에서 전세계인들이 ‘오징어 게임’에 열광하는 원인을 분석했다.
이 병원 이일준 전문의는 “오징어 게임은 자극적 요소가 있긴 하지만 우리 사회 구성원들의 무의식 속에 크게 자리잡고 있는 허탈감을 건드려 열광하게 만든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