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측성 안면경련’은 안면신경이 뇌혈관에 의해 압박받아, 맥박 등 혈관 움직임이 안면신경을 자극하면서 의지와 무관하게 한쪽 얼굴에 경련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시도 때도 없이 눈꺼풀과 광대뼈 근육, 심할 경우 입꼬리까지 떨리는 증상을 보인다.
한 번 발생한 반측성 안면경련은 자연적으로 치유되기 어려우며, 시간이 경과할 시 증상이 심해지고 발생 횟수도 증가한다.
적절한 시기에 치료받지 않으면 눈 뜨기가 점점 힘들어지며 시력 저하가 생기거나, 얼굴이 만성적으로 심하게 일그러지는 증상이 나타나면서 대인기피증이나 우울증 위험에 노출된다.
이를 근본적으로 치료하기 위해서는 원인이 되는 뇌혈관을 찾아 안면신경에 가하는 압력을 줄이고 둘을 물리적으로 분리하는 ‘미세감압술’을 받아야 한다.
미세감압술이 성공적으로 이뤄졌는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수술 중 안면 근육들에 침을 꽂아 원인혈관과 안면신경 사이의 비정상적 전기신호가 사라졌는지 확인하는 검사법이 사용된다.
보편적으로 쓰이는 방식이지만 수술 중에 시행하기 때문에 수술 환경이나 마취약 등의 영향을 받을 수 있고 수술 중 비정상 전기신호가 사라졌어도 재발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팀은 수술 중 시행하는 침 형태의 검사를 비침습적 방식으로 변경하고, 수술이 끝난 후 이를 교차 검증하는 전기생리학적 검사법을 제안했다.
수술 후 일정 시간이 지난 뒤 마취약제 등의 영향이 사라지는 시기에 피부에 붙이는 방식의 전기신호 검사를 한 번 더 실시하고, 수술결과를 예측하는 방법이다.
연구팀이 제안한 검사법의 정확도를 검증한 결과, 두 번의 검사 모두에서 전기신호가 사라진 환자에서 약 98% 수준의 완치율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연구에서 사용된 수술 후 피부 부착형 검사 방식은 환자들이 느끼는 불편함이 적어 지속적인 추적 검사를 실시하기가 용이해, 질환의 원인을 규명하는 연구 등에 활용될 전망이다.
한정호 교수는 “기존 검사법에 추적 검사 결과를 조합함으로써 완치율을 예측하고, 환자별로 재수술이 필요한지를 결정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신경외과학 분야 세계적 권위지인 ‘Journal of Neurosurgery’ 최신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