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신용수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8개월 간 공석이었던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수장으로 로버트 칼리프 전 국장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14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는 FDA 새 수장으로 오바마 행정부 시절 국장을 맡았던 로버트 칼리프 듀크대 순환기내과 교수가 지명될 것이 유력하다고 보도했다.
칼리프 교수는 오바마 행정부 시절인 2016년 2월부터 약 1년간 FDA 국장직을 수행했고, 이전에는 FDA 내 의료제품/담배 담당 부국장을 1년간 역임했다. 현재는 국장 툉미 이후 구글 헬스와 구글 자회사 베릴리에 임상 자문역을 맡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연방법에 따라 오는 11월 중순까지 신임 FDA 국장을 지명해야 한다. 현지 여론은 일부 반대가 있겠지만 상원 통과가 유력하다는 중론이다.
칼리프 교수는 지난 2016년 2월 국장 임명 당시에도 상원에서 찬성 89표, 반대 4표로 무난히 입성에 성공했다. 게다가 당시 찬성표를 던졌던 상원의원 89명 중 65명이 여전히 상원의원으로 재직 중인 까닭에 이번에도 상원 통과가 유력한 상황이다.
한국바이오협회가 15일 발표한 FDA 신임 국장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칼리프 박사는 친 업계 성향이 강한 인사로, 산업계 네트워크가 두터운 인물이다.
그는 올해 4월에는 미국심장학회 저널 기고문을 통해 코로나19 위기의 급한 상황이 지나더라도 만성질환의 결과로 엄청난 사망과 장애의 물결에 직면할 것으로 언급한 바 았다. 신임 국장 지명 시 만성질환 관련 의약품 허가 등을 통해 해결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FDA를 둘러싼 최근 현안과 논란도 해결해야 한다. 청소년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은 물론 성인 대상 부스터샷(추가접종), 추가 치료제 승인 등 코로나19 관련 현안이 최우선 해결 대상이다.
이외에도 최근 FDA가 치매치료제로서는 18년 만에 FDA 허가를 받은 바이오젠의 아두헬름(성분명 아두카누맙) 승인 및 지난 12일 허가된 액상형 전자담배에 대한 논란도 신임 국장에게 주어진 과제다.
한국바이오협회 산업정책부문장을 맡고 있는 오기환 전무는 “칼리프 박사는 일단 친업계 성향이 강하다. 최근까지 구글 자문을 맡을 만큼 산업계 이해도가 높은 편”이라며 “우선 코로나19 대비에 대한 기조가 강화될 것으로 본다. 이와 함께 앞으로 코로나19 관련 의약품을 중심으로 신약 허가 절차에서 신속화 및 간소화 성향이 강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칼리프 교수가 FDA 신임 국장으로 하마평에 오르면서, 국내 제약업계도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 제약업계는 칼리프 교수가 국장으로 재직 중이던 2016년의 기억이 좋은 편이다. 당시 국산 의약품 3종이 FDA 허가 문턱을 넘는 데 성공하면서 역대 최고 기록을 달성한 바 있다.
2016년 당시 허가를 받아낸 국산 약품으로는 대웅제약 카바페넴계 항생제 제네릭의약품 메로페넴(성분명 메로페넴)과 셀트리온 류머티즘성관절염 바이오시밀러 램시마(성분명 인플릭시맙), SK케미칼 혈우병치료제 ‘앱스틸라’(성분명 로녹토코그알파) 등이 있다.
특히 이들 3개 의약품 모두 당시 FDA 통과가 큰 상징성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 하다. 대웅제약 메로페넴의 경우 국산 제네릭의약품으로서는 최초로 FDA 허가에 성공했고, SK케미칼 앱스틸라는 미국에서 먼저 허가를 받아온 뒤 지난해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까지 받는데 성공하면서 대표적인 ‘역수입’ 의약품으로 이름을 올렸다.
함께 허가를 받았던 셀트리온 램시마는 국내 의약품 중 최대 효자상품으로 등극했다. 식약처에 따르면 지난해 의약품 무역수지는 1998년 집계 이후 사상 첫 흑자를 달성했는데, 램시마는 4억6000만 달러 수출을 기록하면서 전체 의약품 중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