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백성주 기자] 두 차례 시범사업 이후에도 국가건강검진 도입이 좌절된 C형간염에 대해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의 “재검토 하겠다”는 입장이 나왔다.
학술단체가 수행중인 ‘고위험군 관리 시범사업’과 ‘C형간염 국가건강검진 도입 근거 적정성 연구’ 등과 전문가 검토의견을 토대로 객관성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15일 보건복지부 건강증진과는 지속되고 있는 C형 간염검사 국가건강검진 항목 도입 요구에 대해 이 같은 향후 계획을 밝혔다.
간경화와 간암으로 이어질 수 있는 C형간염 감염의 약 40%는 전파경로가 불분명하다. 이 같은 특성상 방역관리가 최고조에 이르고 있는 코로나 시대에도 전년대비 20.8% 증가했다.
병의원 집단 감염 사태도 수차례 겪었다. 출혈이 동반될 수 있는 치과 치료나 무허가 혹은 비위생적인 장소에서의 문신, 피어싱, 침습적 시술, 주사기 공동 사용 등과 아직 밝혀지지 않은 전염경로가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감염자가 주변에 감염원이 될 수 있지만, 대부분의 환자는 증상을 느끼지 못해 감염 사실을 모른다. 실제로 2~10주 정도의 잠복기 후에도 무증상이 지속된다. 약 6%의 환자만이 증상을 느끼는 것으로 보고된다.
국내에 약 30만 명의 C형간염 환자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치료받은 환자 수는 4만5000명에서 7만명 수준에 불과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C형간염은 백신이 없어 예방의 유일한 방법은 검진을 통한 조기 발견과 치료다. 국가건강검진에 추가되면 환자 사망률 및 사회적 비용을 낮출 수 있다는 기대가 크다.
의료계에선 “C형간염은 간암과 간경변증 등 개인 건강에 대한 악영향뿐만 아니라 막대한 사회경제적 비용을 발생시키는 질환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국가건강검진 도입을 적극 고려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5년간 주요 의학계 전문가들은 C형간염 국가검진 사업을 촉구해 왔다. 하지만 정부는 비용효과성 근거 데이터가 없다는 이유로 도입이 어렵다는 입장을 보여 왔다.
복지부는 “무증상 성인 대상 낮은 유병률(0.7%이하) 및 비용효과성 등에 대한 근거 불충분으로 ‘검진항목 도입은 부적정’하다는 전문가 검토가 있었다”고 그 근거를 제시했다.
지난 2016년 3월부터 이듬해 7월까지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은 국가건강검진 내 C형 간염 검진항목 도입을 위한 타당성 분석 연구 실시 결과다.
실제 C형간염 유병율은 0.7% 수준으로 중요도 및 비용대비 효과성 등 근거가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국가건강검진은 고위험군 중심으로 시행 필요성이 크다는 것이다.
복지부 건강증진과는 “질병관리청 주관으로 올해 3월 고위험군 대상 감염병 관리 시범사업을 실시했다. 또 간학회에 C형간염 국가건강검진 도입 근거 적정성 연구를 수행케 하는 등 근거를 마련 중”이라고 설명했다.
고려중인 국가건강검진 항목 도입 원칙은 ▲중요한 건강문제 ▲조기 발견 치료 가능 질병 ▲검진방법의 수용성 ▲검진으로 인한 이득 ▲비용대비 효과 등이다.
이어 “해당 연구 결과와 유병률, 비용효과성 등에 대한 전문가(검진기준 및 질 관리반) 검토의견을 바탕으로 국가건강검진 원칙 근거가 확보되는 경우 항목 도입을 재검토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