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금년 들어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는 국내 유방암 명의(名醫)들의 움직임이 부쩍 활발하다. 소위 스타 교수로 명성을 얻고 있는 이들의 거취는 더욱 관심이 쏠린다.
오랜 시간 환자들의 두터운 신뢰를 받아온 이들을 영입하는 것만으로도 해당 병원은 좋은 평판을 얻을 수 있고 궁극적으로는 환자들도 늘어나 수익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서 손 꼽히는 이름 난 교수들 행보에 따라 주요 병원들의 유방암 진료 경쟁력 판도 역시 요동치고 있다.
특히 유방암 분야에서 최고로 꼽히는 의사들의 신생 전문병원이나 대학병원행은 초기 의료기관 경쟁력 제고에 큰 힘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병원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유방암 수술 권위자로 알려진 교수들이 연달아 이직 소식을 알렸거나 혹은 의향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먼저 노동영 강남차병원장은 금년에 유방암 스타교수 중 가장먼저 ‘제 2의 출발’을 결정했다.
서울대병원에서 유방센터장, 암센터소장, 암병원장을 거쳐 강남센터 원장 등 굵직한 보직을 두루 역임한 그는 35년의 서울대병원 동고동락을 마치고 국내 최초 여성전문병원인 강남차병원에 새롭게 둥지를 틀었다.
노동영 원장은 유방암 맞춤치료를 위한 바이오마커를 발굴하고, 유방암 수술방법인 ‘감시림프절 생검술’의 장기적 안전성을 세계 최초로 입증한 연구 업적으로 널리 알려졌다.
노동영 원장 합류로 차병원은 부인과 전문병원으로서 유방질환 이미지 메이킹 및 암질환 분야도 훨씬 확대됐다.
올해 3월에는 한국유방암학회 이사장을 역임한 부천성모병원 외과 송병주 교수가 의정부을지대병원 개원멤버로 합류했다.
의정부을지대병원은 부천성모병원에서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던 송 교수를 영입하면서 외과 의료진 경쟁력이 대폭 강화됐다는 평가다. 그는 현재 새 병원에서 외과 과장직을 맡고 있다.
건국대병원은 최근 노우철 前 원자력병원장을 영입하는데 성공했다. 역시 한국유방암학회 이사장을 역임한 그는 폐경 이전 유방암환자들의 치료방침을 수립하는 등 국내 유방암 분야에서 인정받는 실력가다.
노 전 원장이 새 진료를 시작하면서 건국대병원은 유방암 치료 원로인 양정현 교수의 빈자리를 메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년 퇴임한 양정현 교수 공백이 발생한 직후 적절한 인재수혈이 이뤄질 수 있었던 배경에는 황대용 병원장의 노력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황 원장과 노 교수는 서울대 의대 외과 선후배 사이로 원자력병원에서 함께 근무하기도 했다.
백남선 前 이대여성암전문병원장, 세명기독병원 새출발
소위 1세대 유방암 명의로 꼽히는 백남선 前 이대여성암전문병원장도 자리를 옮겼다.
유방암 부문 ‘세계 100대 명의’로 선정되기도 한 백남선 前 이대여성암전문병원장은 금년 8월말 퇴임했고 포항 세명기독병원이 그를 영입하는데 성공했다.
백 전 원장이 진료를 시작하면서 병원은 유방·갑상선암센터를 신설하며 대대적인 진료 역량 강화에 나섰다.
백 전 원장은 국내 최초로 유방암 환자의 유방보존 수술을 시행한 것으로 유명하다.
건국대병원에서 의료원장을 역임하기도 했던 그는 2011년 ‘임기 없는 암병원장’이라는 파격적인 대우와 함께 이대의료원행을 결정했었다.
공식 확인은 되지 않았지만 내년 3월 개원을 앞둔 중앙대광명병원 암병원장으로 자리를 옮기는 교수로 H대병원 유방외과 교수가 거론되고 있다.
교수들 사이에서는 이직이 확실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현직에 있는 관계로 아직 확정설은 나오지 않았다.
이와 관련, 중앙대의료원 관계자는 “현재는 의료원 내 교수들 위주로 광명병원 인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전하며 부인했다.
현재 유방암 관련 교수들 사이에 가장 핫한 인물은 국내로 최초 유방암수술 2만 례를 달성한 서울아산병원 안세현 교수다.
안세현 교수는 내년 정년 예정인데 벌써부터 각종 하마평이 나돌고 있는 가운데 서울 소재 주요 대형 병원들이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하지만 안 교수 본인은 “아직까지 정해진 바가 없다”고 말을 아끼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지금으로부터 10년 전 국내 유방암 권위자들이 연이어 이직 소식을 알리며 당시 병원계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삼성서울병원 유방 내분비외과 과장과 진료부원장을 거친 양정현 교수는 2011년 건국대병원으로 적을 옮기며 의료원장을 역임했다. 당시 ‘70세 정년’ 이라는 파격적인 조건을 건네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유방암센터를 이끌어 왔다.
앞서 언급된 백남선 전 원장 역시 같은 해 건국대병원에서 이대의료원으로 자리를 옮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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