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양보혜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업계가 정부와 국회에 'K-바이오' 육성을 위한 제도 개선을 요구하고 나섰다. 제약업계는 '약가 우대'를, 바이오업계는 '세제 우대 혜택'을 각각 제안하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정감사에서 정부의 미온적 지원 탓에 다른 국가들에 비해 국내 기업들의 백신 및 치료제 개발이 늦어지고 있다는 질타가 쏟아졌다.
이에 보건복지부 등 관계부처가 제약·바이오업체 지원 강화 의지를 피력한 가운데 제약·바이오업계도 이번 기회에 불합리한 제도 개선에 나서겠다며 각종 토론회, 정치권 현장방문 등에서 적극 목소리를 내고 있다.
우선, 제약업계는 신약 개발 의지를 떨어뜨리는 약가제도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국산 신약의 경우 약가 산정부터 불리한 위치에 놓이고 출시 이후에는 사후약가제도에 의해 지속적으로 인하된다.
재정 절감을 위해 낮게 책정된 약가로 인해 수출 시 손해를 보는 경우도 상당하다. 이에 국산 신약 약가 우대를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물론 약가제도 개선은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의약품은 민감한 국제 통상 품목 중 하나로 국내 기업에 혜택을 주는 제도가 자칫 무역 분쟁을 촉발할 수 있다.
이에 제약바이오협회와 제약사들은 혁신형 제약기업에 한해 혜택을 줄 것을 제안했다. R&D에 적극적인 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된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제도에는 국내외 제약사들이 모두 포함돼 있다.
유한양행, 대웅제약, 종근당, 한미약품, 보령제약, LG화학, HK이노엔, 한국아스트라제네카, 한국얀센, 한국오츠카제약 등 총 48개사다. 외국 제약사들도 속해 있는 만큼 형평성 논란을 피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복지부도 이 같은 의견을 수렴, 이달 내 보건사업진흥원을 통한 혁신형 제약기업 약가우대 연구용역을 추진한다. 연구 결과에 따라 정책 방향이 영향을 받다보니 제약업계의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국내 제약사 관계자는 "R&D에 투자를 많이 하고 신약 개발 성과도 내놓고 있는 혁신형 제약기업이라도 약가우대와 같은 인센티브가 필요하다"며 "이 제도는 국내 제약사는 물론 글로벌 제약사도 포함돼 있으니 형평성 문제도 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바이오업계는 R&D 및 시설 투자 비용에 대한 세제 공제 혜택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 바이오 세제 혜택 규모는 2% 수준인데, 국가 핵심 산업 분야인 반도체(6%)와 동일한 수준으로 높여 달라는 것이다.
특히 코로나19 대유행 속에서 글로벌 백신 생산 기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국회의원들의 인천 송도 방문 현장에서 이 같은 건의사항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오기업 관계자는 "코로나 백신 개발 및 공급에 앞장서고 있는 바이오업체들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며 "세제 혜택은 R&D와 시설 투자와 같이 바이오기업들이 체감할 수 있는 방식으로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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