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신용수 기자] 코로나19 백신이 증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등 코로나19와 같은 코로나바이러스 계열 질병 차단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또 다른 변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창궐할 때 통합 백신이 해결책이 될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다.
미국 시카고 노스웨스턴대 의대 연구팀은 코로나19 백신이 SARS 등 코로나 계열 바이러스에도 교차 보호면역반응을 유도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국제학술지 ‘임상연구저널’ 최신호에 출간했다.
연구팀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자의 혈장을 통해 코로나19에 감염된 적이 있거나 코로나19 백신을 접종받은 사람의 혈장에서 SARS 및 일반적인 코로나바이러스 계열 감기바이러스(HCoV-OC43)에 대해 교차 반응하는 항체가 생성된다는 점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또 동물시험을 통해 2004년 개발된 SARS 백신을 접종받은 쥐가 코로나19 바이러스에 의한 비강 노출로부터 보호하는 면역반응도 생성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즉, 코로나19 백신이 SARS 바이러스를 차단 가능하고 SARS 백신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막을 수 있는 교차 방어 가능성을 확인한 것이다.
반면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 후 OC43에 노출된 쥐는 감기에 대해 부분적으로 보호되기는 했지만, 코로나19나 SARS 바이러스에 대한 보호 능력보다는 훨씬 덜 강력하게 작용했다.
연구팀은 "코로나19 바이러스와 SARS 바이러스 간 유전적 유사도가, 코로나19-감기바이러스 간 유사도보다 훨씬 높은 까닭에 이런 현상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코로나 계열 바이러스는 크게 엠베코바이러스, 사르베코바이러스, 메르베코바이러스, 노베코바이러스 등 4개 종류가 있는데, 코로나19와 SARS는 모두 사르베코바이러스 계열이다. 반면 OC43는 엠베코바이러스 계열에 속한다.
연구를 주도한 파블로 페날로자-맥마스터 노스웨스턴대 교수는 “코로나19 바이러스와 70% 이상 유전적 연관성이 있는 쥐는 보호가 이뤄졌다”며 “다만 매우 다른 종류의 코로나바이러스에 노출되면 백신 효과가 떨어졌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다년간의 사람면역결핍바이러스(HIV) 연구에서 이번 발견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었다.
페날로자-맥마스터 교수는 “아직 HIV 백신 개발이 이뤄지지 않은 이유가 HIV 바이러스 특성상 교차 반응 항체를 개발하기 어려운 까닭”이라며 “HIV 백신 연구에 쓰던 기술을 코로나19에 적용하면 어떻게 될지 확인하는 과정에서 이번 연구결과를 발견한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보편적인’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의 개념을 재정립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향후 코로나19와 유사한 코로나바이러스 계열 전염병이 창궐할 때 조기 투여할 수 있는 ‘통합 백신’을 개발해야 한다는 뜻이다.
페날로자-맥마스터 교수는 “앞으로는 개별 바이러스별 백신이 아닌 사베코바이러스 등 바이러스 계열에 대한 백신을 개발하는 방향으로 이뤄질 것”이라며 “각 계열별 백신으로 통합해 코로나 관련 질환 창궐 시 각 계열에 대한 통합 백신으로 전염병 사태를 마무리할 수 있는 시대가 오길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메디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