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가톨릭대학교 은평성모병원이 세계 최초로 적용한 음성인식 간호기록(Voice ENR)이 지속적인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은평성모병원에 따르면 병원은 지난 2019년 개발에 성공, 시범 운영하고 있는 Voice ENR을 오는 11월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동으로, 그리고 내년에는 전(全) 병동으로 확대해 적용할 계획이다.
Voice ENR은 간호사들이 병실에서 간호나 처치를 하면서 간호일지를 음성으로 실시간 기록할 수 있게 해 간호사들이 기록 업무에 쏟는 시간을 줄이고 환자 간호와 소통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개발됐다.
병동에 적용된 이후에는 간호사들의 사용을 거치면서 많은 발전을 거듭했다.
은평성모병원 간호부 관계자는 "다른 병원에 적용된 사례가 없는 새로운 플랫폼이다 보니 처음에는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다"며 "간호사들이 실제 업무에 필요한 부분을 논의하면서 기능을 보완해 나갔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인공지능(AI)을 적용한 음성인식 기술이 발전하면서, 의무기록이나 영상판독 등 병원 내 업무에도 음성인식 기술이 도입되고 있지만 간호기록에 이를 적용한 것은 은평성모병원이 유일하다.
병원에 따르면 도입 초기 Voice ENR 시스템은 병상 옆 등 고정된 자리에서 주로 사용하던 방식이었지만 현재 휴대폰 사이즈의 PDA로 전환해 이동이 많은 간호 업무에 적합토록 개선됐다.
또한 ENR 시스템을 효율적으로 구동하기 위한 전용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해 모바일로도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실시간으로 간호기록을 작성할 수 있는 환경을 구현했다.
병원 간호부 관계자는 "초기에는 기존에 있는 ENR 시스템을 그대로 따오려고 했는데 현재는 음성인식이 효과를 발휘할 수 있도록 간호메모시스템을 만들어 운영 중"이라며 "자유도가 높아져 간호사들이 스스로에게 편한 방법으로 프로그램을 활용하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또한 "음성인식을 통해 간호기록을 한다는 것이 처음에는 생소했지만 한 번 적응하고 나면 장점이 더 많기 때문에 내부에서도 적용 병상을 늘리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다음 달부터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동 188병상에 확대 적용되고, 시스템 보완을 거쳐 향후 전 병동에 사용을 넓힐 전망이다.
의료기관에서 인공지능(AI) 기술이 제대로 적용되기 위해서는 이 같은 데이터 수집과 실제 업무환경 내 운영이 필수다.
특히 Voice ENR과 같이 기존에 없던 플랫폼은 새로이 음성데이터를 수집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지만, 일단 한 번 축적된 데이터로 보완을 계속해 나가면 장기적으로 임상 및 진료환경에서 큰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병원 관계자는 “현장에서 수없이 많은 아이디어 수집과 적용을 거치고 있고, 여전히 계속 학습이 필요하다”며 “간호기록은 바이탈사인을 비롯해 환자에 대한 처치, 처방, 또 환자에게 신뢰감을 줄 수 있는 부분이라는 점에서 음성인식을 통해 정확성과 효율성을 높이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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