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백성주 기자] 단일 의료기관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서울아산병원(원장 박승일)이 일부 제약사와 의료기기업체 직원들에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병원을 방문한 영업사원 등이 부정한 방법으로 무료주차 혜택을 받아온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이들은 환자 차량 등 개인정보를 도용한 것으로 드러났는데 현재 확인된 차량만 수백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병원 주차관리실은 최근 일부 차량이 다수 환자 진료기록을 통해 수차례 주차장을 무료로 이용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곳 병원 방문 차량은 사전무인정산소에서 정산 후 출차토록 규정됐다. 진료받은 환자는 진료카드를 투입하거나, 병원등록번호를 입력하면 된다.
외래, 입원, 퇴원환자, 수술환자, 종합건강검진 수검자는 당일 1회 무료이며, 출차 천 사전차량등록을 마쳐야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무료주차 혜택은 병원 접근성 등을 고려해서 다른 병원들과 달리 환자당 2대까지 허용됐다.
그런데 환자가 아닌 일반 방문자들, 특히 병원에 상주하거나 방문이 많은 영업사원들이 부적정한 방법으로 주차장을 무료 이용했다. 이들은 버려진 영수증 정보를 활용하거나 다른 환자가 무인정산소에 입력한 정보를 기억했다가 본인 차량을 등록하는 방법을 활용한 것이다.
환자 가족들 편의를 위해 병원이 차량 2대까지 무료주차 등록이 가능토록 배려한 사실을 악용한 것이다. 병원은 한 차량이 다수 환자의 정보를 수차례 이용한 사실을 확인했다.
주차관리실은 방문 목적별 주차장 선호도, 진료과별 주차장 이용 시간, 평균 주차소요 시간 등 다양한 정보를 분석, 고객에 맞는 주차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운영했던 차량번호 인식시스템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적발했다.
적발 차량은 제약사 및 의료기기업체 직원들의 방문 차량이 다수 포함됐다. 병원 측은 영업사원들 사이에 주차장을 무료로 이용하는 방법이 공유되면서 이 같은 사례가 점차 늘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병원은 최근 환자 당 2대까지 가능했던 무료주차 혜택을 1대로 줄였다. 또 부적정한 방법으로 주차장을 이용했던 차주에게 연락을 취해 소명자료 제출과 함께 재발 방지 약속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적발된 차량의 병원 이용 금지 등 추가적인 징계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병원 관계자는 “환자 편의를 위해 제공했던 무료주차 혜택을 제약사 및 의료기기사 직원 다수가 편법으로 이용했다는 사실을 확인, 최근 계도 차원에서 연락을 취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병원 한 교수도 "근래 주차타워를 새로 지었는데도 우리 병원 주차장에 주차가 힘들다는 민원이 많다. 그 원인 중에 영업사원들이 무료주차를 하는 경우가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병원도 이 때문에 불법차량을 찾고 해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서울아산병원에는 중앙주차장 391대, 주차동1,2층 640대, 신관지하주차장 2052대, 후문 주차장 99대 등 총 3182대의 주차공간이 확보됐다.
차량 방문시 평일 10분당 1000원이며, 입원환자 및 보호자의 1일 최대요금은 2만원, 일반 내원객은 5만원이 부과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