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임수민 기자] 여야 의원들이 동시에 발의하며 청신호가 켜졌던 '간호단독법'이 반년 이상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서정숙 국민의힘 의원, 최연숙 국민의당 의 등이 간호사 업무범위를 명확히 하고 근로환경 개선을 위해 발의한 ‘간호단독법’은 현재 모두 보건복지위원회 심사 상태에서 계류 중이다.
보건복지위 심사 이후 법제사법위원회의 체계자구심사와 국회 본회의 심의 및 의결, 정부 이송과 공포까지 남은 단계를 고려하면 입법화에는 상당히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의료계 반대 등으로 지난 20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던 ‘간호단독법’은 21대 국회에서 여야 의원들의 합심 아래 재추진되며 간호계에 희망을 불러왔다.
특히 김민석 보건복지위원장직을 비롯해 야당인 국민의힘 서정숙 의원과 간호사 출신 국민의힘 최연숙 의원이 사실상 같은 법안을 발의했던 만큼 간호법 통과 가능성이 여느 때보다 높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김민석 의원이 발의한 간호법은 ▲전문간호사 자격 및 업무 ▲의사 등 지도 또는 처방 하에 시행하는 환자 진료 업무 ▲간호사 업무 범위 ▲간호사 면허대여 금지 ▲지역별 간호인력 지원센터 설치·운영 ▲간호기록부 거짓 작성 시 1년 내 면허 또는 자격 정지 등을 담고 있다.
서정숙 의원이 발의한 간호법 또한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 간호인력 수급 및 근무환경 지원 ▲전문간호사 자격 및 업무 ▲간호사 업무 범위 등으로 대동소이하다.
최연숙 의원이 발의한 법안은 ▲간호사, 조산사 업무 ▲간호사 등의 수급과 근무환경 개선 등을 위한 국가, 지방자치단체, 의료기관 등의 책무 ▲간호·간병통합서비스의 제공, 간호인력 지원센터와 공공조산원 설치 ▲간호사 등의 양성, 수급 및 처우개선을 위한 실태조사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한다.
해당 법안들이 의료계 직역 갈등 등을 이유로 속도를 내지 못하자 보건복지위원회는 지난 8월 24일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고 논의하기 위해 공청회를 개최했다.
공청회에 참석한 간병시민연대 강주성 활동가, 서울연구원 김승연 도시사회연구실장 등은 모두 보건의료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간호 직역 특성을 반영한 간호법 입법 취지에 공감했다.
반면 통합적 보건의료 법체계에 혼선을 야기할 수 있는 만큼 신중할 필요가 있고, 직역단체 간 논의 등 사회적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간호법을 발의한 의원실 관계자는 “제정법이라는 게 한두 문항을 고치는 수준이 아니라 새로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숙의 과정이 필요하며 여러 단계가 있다”고 쉽지 않은 과정임을 인정했다.
이어 “발의했어도 완전하지 않기 때문에 계속해서 토론해야 하고 전문기관 의견을 수렴해야 하는 등 신중하게 진행돼야 하기 때문에 더딘 부분이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의원실 관계자는 “간호단독법은 찬반이 분명하기 때문에 깊은 논의가 필요하다”며 “이전에 발의됐을 때의 논의 과정을 비춰보면 쟁점 사안이 명확해 속도가 빠를 수 없다”고 전했다.
이어 “간호단독법 제정에 의견이 엇갈리는 만큼 협의가 길어지고 느릴 수 밖에 없다”며 “여러 의견을 듣기 위해 공청회를 개최했고 추가 논의 장을 마련해 속도를 내려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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